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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유람

산음자연휴양림

by 함피 2013. 5. 29.

일요일.

반찬 형님과 한잔 한 것은 계획에 없었으나 늘 그렇듯

촘촘히 계획을 세우고 하루하루를 보내지 않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형님이 살아왔던 이야기, 내가 살아왔던 이야기.

재밌다.

한 사람의 역사를 듣는 것은 사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한국역사나 그 어느 세계 역사를 듣는 것 보다 더 재미있다.

소소한 매력이 있을 뿐 아니라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내 옆의, 내 이웃의 이야기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것에는 아쉬움, 뿌듯함, 반전, 자랑스러움 같은

우리 삶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꾸밈없이 펼쳐진다.

술 한잔 한 후에 오늘 이야기 정말 재미있었다하며 악수하고 헤어진 것이 얼마만이던가?

그 이후에는 여럿이 모여 술자리가 이어졌다.

웃음은 커지고 목소리는 높아졌지만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술이 취해서가 아니라 크게 와 닿거나 진솔한 이야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거짓된 이야기가 오고 갔다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모인 술자리라는 게

아무래도 좀 다르기 때문이다.

 

월요일엔 럽타이님이 예약을 했다 하여

1박으로 산음자연휴양림에 다녀왔다.

그 전에도 여러 번 와 봤지만 올 때 마다 새롭다.

아마 자연과 숲은 절대 질리지 않을 뿐 아니라 시시각각 계속 변하기 때문일 것이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는데 비 오는 자연휴양림도 꽤 괜찮다.

나무 그늘에 둘러싸인 이상적인 계곡에선 물 흐르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고

나무들에선 새로운 잎과 줄기가 연한 초록빛을 자랑하며 자라나고 있고

발걸음을 뗄 때마다 각기 다른 꽃 향기가 뿜어져 나온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은 비인지 안개인지에 둘러싸여 끝 봉우리만 살짝 보일 뿐이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돌아오는 길에도 비가 오다 말다 한다.

숲의 평화로움을 안고서 급할 것 없이 느긋한 마음으로 차를 몰았다.

산뜻하고 깨끗하게 공기샤워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간다.

 

이런 유행어는 어떻게 생겨나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웰빙이라는 단어가 유행했었다.

햄버거에도 웰빙, 집도 웰빙, 여행도 웰빙, 모든것에서 웰빙 타령을 하더니

지금은 힐링 타령이다.

뭐든지 다 힐링이다.

그래서 나도 유행을 타 보자면 이번 휴양림 여행이야말로

제대로 된 힐링여행이었다고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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