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기

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함피 2010. 12. 19. 17:10



채 눈을 뜨기 전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제 왔었지만 만나지 못해 아침에 전화를 한것이다.
나름 원주에서는 동물병원 원장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는 친구인데
나를 만나면 내 생활이 부럽다고 얘기를 하는 친구다.
무엇이 부럽다는것일까.
그 친구의 생활을 겉으로 보자면 안정된 수입구조와
화목한지 어떠지는 모르지만 단란해 보이는 가족과 함께 부족할 게 없는 생활을 하는 친구인데......
그 친구는 내가 자유롭게 사는것 같아 부럽다고 한다.
과연 자유롭게 사는 게 무엇인가 하는것을 그 친구랑 따져보면
별 특별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단지 자신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것에 대해 막연한 호감이 있는것 같다.
그런데 그 호감이라는것이 단순히 별 볼일없는 호기심에 불과해서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삶의 일편으로는 인정하지 않는듯한 느낌이 있다.
그저 별종의 한 (친구라고 할 수 있는)인간이 색다른 삶을 살고 있고
거기에 잠시 슬쩍 색다름을 뭍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는것 같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무는 외국인 게스트와 도무지 알 수 없는 영어로
터무니없는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가 하면
벽에 붙여놓은 외국 지폐를 갖고 싶다고 하고
내 책상 유리 아래 끼워져 있는 외국 동전을 갖고 싶다고 하였다.
결국 지폐도 주었고 동전은 모르는 사이 어느새 한 웅큼 집어 갖고 갔다.
다른 삶을 동경하는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누구나 다른 삶을 동경 하니까.
그러나 우리는 다른 삶을 보았을 때 그 이면의 곤란함에 대해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어떠한 인생을 보았을 때 과연 내가 따를 수 있는 삶인가 아닌가 하는것을 먼저 생각해 본 후에
부럽다는 얘기를 해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부럽다는것은 곧 따르고 싶다는 얘기인데 실제로는 전혀 따르고 싶지 않으면서 단지 부럽다고 하는것은 모욕이다.
겉으로는 평화롭고 풍요로워 보이는 농촌이나 어촌의 삶을 나는 살 수 없는것과 같다.
아무튼 덕분에 낮 술을 기분좋게 마셨고
고향친구로서의 푸근한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행복하게 살기를 바란다.
어떻게 살던지간에 행복은 자기 자신의 자세에 있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