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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1998~사는날)/1998 아시아횡단

라오스 9809

by 함피 2008. 10. 6.

98년 인도,네팔을 5개월정도 여행후 태국으로 들어와
 라오스로 들아왔습니다.
 조용한 시골마을같은 나라 라오스 여행기 입니다.

98년 9월 기준 1us$ = 40 thai baht = 4000 laos kip  입니다.


1998. 9. 16.            비엔티안

 

어제 방콕을 떠나 오늘 드디어 라오스 국경을 넘었다.

사회주의 국가는 처음이라 조금 설레이는 기분이다.

9월6일에 그토록 지겨워했던 인도를 떠났고 방콕에서 고향에 온듯한

편안함으로 시간을 좀 보내다가 이제 라오스로 들어온것이다.

여행은 5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태국 농카이에서 버스를 내리자 마자 달려드는 툭툭기사들을 뒤로하고

터미널 앞 식당에서 잠시 숨을 돌리며 아침을 먹고 있는데

일본인으로 보이는 남녀, 서양남자 1명이 국경을 넘을 태세여서

합세하여 툭툭으로 우정의 다리 까지 동행했다.

국경을 넘은후 일본남(야스), 일본여(아유미), 홍콩여(양)

그리고 나 민병규는 비엔티안까지 택시로 가기로 했다.

150B 니깐 40B 씩만 내도 10B 가 남았다.

일본남여는 다른숙소를 찾아본다고 가고 나와 홍콩여(양)은

MC&I GH 를 찾아 3베드를 150B 에 잡았는데 좀있다가 일본남여도

바로 앞방으로 방을 잡았다. 아유미는 방콕에서 일을 하는데

비자때문에 온것이라 한다. 야스가 아유미한테 할머니라고

농담을 하더니 아유미는 30살 이란다.

짜증나지 않을정도의 좀 더운 날씨다.

시장에 나가서 여러가지 약초나 동물 뼈등을 구경하고

암달러 아줌마한테 바트화를 킵(KIP)으로 바꾸었다.

국경에서 1바트에 96킵 이었는데 아줌마는 116킵을 준다.

암달라 아줌마들이 경찰신경 안쓰고 뭉태기돈을 거리에서 막꺼내도,

뭉태기돈을 그냥 주머니에 쑤셔넣고 다녀도 인도처럼 불안함이

없으니 너무 편하다. 500B만 바꾸었는데도 지폐가 주체하기 힘든

양이 되었다.

태국과 마찬가지로 거리는 오토바이가 무척 많고

헬멧은 한명도 안썼다. 거리에 경찰이라곤 없다.

한국차도 가끔 보인다.

라오스의 수도가 이렇게 시골마을 같으니 다른곳은 상상이 간다.

저녁때가 되어 식사를 하러 나섰는데 불을 밝힌 선전보드가 있어 가보니

김일성과 김정일 사진, 평양의 깨끗하고 넓은 거리와 빌딩들 사진이 걸려있다.

한 라오스 남자가 관심깊게 사진을 보고 있어서  어깨를 툭툭 쳐주고 돌아섰다.

저녁으로 베트남 요리를 먹었다.

 

1998. 9. 17.

메콩강가에 나가보았다.

붉은물이 흐르고 있고 주위는 온통 뻘이다. 길가의 흙도 붉은색,

시내에도, 심지어 호텔 내에도 붉은 먼지가 쌓이는 이유를 알았다.

이곳을 도시라고 말할 수 없지만 암튼 도시는 마땅히 쉴 수도 없고 할 일도 없는것이 사실이다.

내일아침엔 방비엥으로 떠난다.

라오링크 라고하는 큼지막한 삐삐를 막 보급하기 시작 했나보다.

선전문구가 많이 보이고 우체국 앞에선 아가씨가 판촉을 하고있다.

저녁때는 야외 분수 레스토랑에서 맥주를 마셨다.

자유로운 분위기속에서 젊은 연인들이 맥주마시는 모습들이 보인다.

 

1998. 9. 18.             방비엥

10시에 출발하는 개인버스인듯한 버스를 가까스로 잡아탔다.

예상외로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 뒤쪽은 텅 빈채로 운행하지만

짐은 아주 많아서 버스뒤쪽과 천장을 다 차지하고 있다.

중간중간 마을의 가게에 짐을 떨궈준다.

14시쯤에 아주작은 시골마을 방비엥에 도착했다.

방비엥에 도착하자 많은 게스트하우스들과 식당들이 보인다.

5000킵(약50바트)에 트윈을 두개(10,000kip) 잡아서 자연히 일본남(야스)

와 내가 방하나 일본여(아유미)와 홍콩여(양)이 다른방에 들었다.

어느정도 관광지화 되었지만 거의 영어가 통하지 않고 숫자정도만

통하는 마을사람들도 모두 순박해 보이고 아이들도 손을 벌리지 않아 더욱 이쁘게 보인다.

 

1998. 9. 19.

아침에 일어나 게스트하우스 앞 길에 나가보았다

앞 버스터미널 뒤쪽으로 보이는 멋진산을 구름이 허리를

감싸안고 돌고있고 문을 활짝열어논 길 건너편 집에선

구수한 올드팝송이 흘러나온다.

북한사람들도 저렇게 TV나 팝송을 즐길 수 있을까?

야스는 문을 열어놓은 앞집에 그냥 성큼성큼 들어가 주인하고 사이좋게 TV를 본다.

누구에게나 "사바디~" 인사하면  "사바디~" 반갑게 인사를 받는다.

근처에 동굴이 있다하여 평화로운 시골길을 걸어 가 보았다.

일단 동굴 앞 냇물에서 수많은 고기들과 같이 수영하고 놀다가

산중턱에 있는 동굴로 올라갔는데 동굴입구에선 방비엥이 한눈에 보인다.

동굴은 시원하고 향을 피워놓아 냄새가 구수했다.

아침에 아유미가 먼저간다고 갔고 양, 야스, 나 이렇게 3명이

움직이게 됐다.

 

1998.9. 20.

터미널 뒤쪽에 있는 시장구경을 나섰다.

홍콩제 담배가 600kip !

라오스에서 좋은건 맥주값과 담배값이 싸다는것이다.

맥주는 큰병이 2500kip밖에 안하니 매일 저녁식사때는

자연스럽게 맥주를 한두병쯤 마시는것이 당연시 되었다.

이곳에선 음식도 닭죽등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많아서 입은 항상 즐겁다.

값싼 맥주와 담배와 음식 모두 만족스럽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좋으니 고향에 온듯 푸근하다.

 

1998. 9. 21.             루앙프라방

오늘은 루앙프라방으로 가는날

방비엥에서 도착한날 못했던 도착신고를 오늘에서야 출발신고와 함께하고 버스를 기다렸다.

루앙프라방에 가면 또 도착신고와 출발신고를 이미그레이션에서 해야한다. 이름등을 적고 종이에 도장을 찍어준다.

버스를 기다려 탔는데 앞에는 "금연" "위험물적재엄금"

좀 오래된 현대의 버스다. 중고를 수입해서 사용중인듯 하다.

7시간쯤 달려 루앙프라방에 도착했는데 가는길은 산과 계곡이 그려놓은듯 아름답고 작은 산간마을은

태국 치앙마이 트레킹 할때의 고산족 마을이랑 똑같고 사람들도 비슷하다.

도착즉시 메콩강변의 viradesa G.H. 에 이번엔 조금비싼 7000kip을 주고 넓은 트윈을 잡아

야스와 함께 쓰기로 했다.

 

1998. 9. 22.

시내에 있는 푸시 언덕에 올라 루앙프라방 시가지를 한눈에 감상하고

 

1998. 9. 23.

kwangsi 폭포에 4명이 각 6000kip으로 하루종일 쏭태우을 전세내어 갔다왔다.

아름답고 꽤 높은 폭포였다.

폭포도 멋있고 주변도 깨끗하게 아주 잘 꾸며놓았다.

그곳에서 수영하고 라면먹고 라면먹으며 죽 늘어선 가게의

처녀들이랑 재미있게 웃으며 장난치다가 자고있는 쏭태우기사를

깨워 돌아왔다. 비포장 도로를 달리니 몸은 온통 먼지를 뒤집어쓴다.

일행은 미국남(짐)을 만나 4명이 되었다.

이곳 시장에선 아줌마들이 1바트에 120킵을 준다 (1달라 = 4700킵)

 

1998. 9. 24.

야스와 뉴질랜드여(헬렌)과 메콩강을 건너 작은 마을을 가보았다.

학교인듯한 건물이 보여 가보니 교실에선 수업을 하고 있고

운동장에선 아이들이 놀고있다.

아이들은 호기심에 찬 눈을 반짝거리며 금새 우리주위를 둘러싸고

우리들을 멀찍히 서서 구경하는데 다가가려하면

도망가고 사진을 찍으려해도 웃으면서 몸을 꼬거나 도망간다.

관광지를 가는것보다 작은 마을에서도 더 작은 이런 동네에

구경와서 한가하게 시간보내는것을 인도여행 할때부터 좋아했었다.

마을의 끝에 작은 사원이 있어 무더운 오후시간에 짧으나마

낮잠을 즐길 수 있었다.

승려가 베게까지 가져다 준다.

 

1998. 9. 25.             보트 1일

루앙프라방을 떠나 태국 국경과 가까운 후에싸이로 가기로 했다.

메콩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2박 3일간의 긴 보트 여행이다.

야스와 양과 헬렌과 함께 가게되어 심심하지는 않을듯 하다.

허리를 숙여야하는 지붕을 가진 작은배에 10명남짓 탔다.

우리일행을 제외하고 모두 라오스 사람들이다.

메콩강에 작은 배를 띄어놓고 고기를 잡는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주며

지붕에 올라가 일광욕을 즐기면서 처음1박을 할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게스트하우스를 딱 하나 엉성하게 지어놓았는데 저녁식사포함

7000kip을 내라하여 마을 구경한다고 마을로 들어섰다.

인심 좋아보이는 마을사람을 만나 그의집에서 4000Kip에 식사하고 자기로하였는데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쫓아와서 3000kip에 해주겠다.. 2000kip에 해주겠다..

 맥주도 주겠다... 등등계속 말하지만 우린 이곳이 더 좋다고 그를 돌려보냈다.

집은 층계를 1층정도 올라야 방이 있는데 우리는 방앞에 마루에서 자기로 했다.

저녁식사로 라면과 밥이 나왔는데 식사를 하는도중 동네사람들이 집에 몰려와서 밥먹는 우리를 구경한다.

식사후엔 집앞에 나가보았는데 전기가 없으니 온천지가 깜깜하고 하늘엔 은하수가 떠있다.

별똥별도 하나 보았다.

이불을 깔아주고 모기장까지 쳐 주는 친절한 주인과 어린딸을 사진기에 담고 잠자리에 들었다.

 

1998. 9. 26.             보트 2일

지루한 보트여행을 계속해 오늘도 저녁때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을 둘러보고 가게에서 라면을 요리해 달라하니 밥까지 내준다.

이 마을에선 잘곳이 없는것 같아 보트에서 자려고 내려가니 라면먹은 옆 가게에서

가게마루에서 그냥 자라고 한다.

역시 마루에 앉아 우릴 구경나온 동네사람들과 서로를 구경하며 밤시간을 보냈다.

이동네는 대마초가 많이 나는듯 대마초 피우는 냄새가 많이 나고

마른 대마초를 통채로 갖고와 피워보겠냐는 동네 청년도 있다.

동네 아이들이 너무 이뻐 사진을 찍으려 하면 도망가고 수줍어하더니

나중에야 어렵게 한장 찍을 수 있었다.

돈도 받지 않으면서 이불도 깔아주고 모기장도 쳐주는 주인아줌마한테

아침에 떠날때 돈을 조금 모아 쥐어주었다.

 

1998. 9. 27.             보트 3일

어느새 보트여행 3일째가 되었다.

한참을 가다보니 메콩강 왼쪽은 태국, 오른쪽은 라오스라 한다.

태국쪽은 전봇대도 보이고 찻길도 보여서 가끔 차들도 보이지만 그대신

나무들이 많이 베어져버린 산들을 볼 수 있고

라오스쪽은 인간의 손이 미치지않은 자연 자체이다.

가끔씩 강가에서 대나무에 그물을 메달아 물에 담갔다

건지는식으로 고기잡는 사람들이 보인다.

15시쯤에 국경도시 후에싸이에 도착했다.

보트에서 같이 3일을 보낸 사람들과 인사하고 헤어져 우린 이미그레이션으로 향했다.

우선 양과 야스와 나는 출국 도장을 받았고 헬렌은 보름정도 더 라오스를 여행 한다고 한다.

마침 내일이 헬렌의 생일이어서 같이 점심을 먹으며 생일을 축하해주고 헤어짐을 아쉬워 했다.

인도에서 이미 부러져 스카치테잎으로 땜빵한 썬그라스를

헬렌이 보트 여행중 계속 빌려썼으므로 그것을 생일 선물로 주었다.

헬렌과 작별하고 작은배를 이용해 강을건너 태국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이미그레이션 직원이 1개월짜리스템프를 찍어주는것이 아닌가..

난 한국인이다 3개월로 바꿔달라 하니 미안하다고. 일본인인줄 알았다고..

얼굴이 똑같아서 그랬다고... 여권은 안보고 얼굴만 보냐??

그런데 방콕으로 가는버스가 끊어지고 없었다.

할수없이 치앙라이로 가기로 하고 각 200B에 골든 트라이앵글을 들리는 조건으로 차를 대절했다.

골든트라이앵글은 미얀마, 라오스, 태국이 3각형으로 메콩강을 사이에 두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자유로이 드나들수 있는 국경을 가졌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치앙라이에 도착하자마자 양은 방콕으로 떠나고 야스와 나는 2틀정도를 치앙라이에 머물기로 했다.

라오스여행은 푸근한 사람들과 자연속에서 마음편하게

쉴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세계 최빈국중 하나인 라오스도 이제 개발의 손길이 조금씩

미치겠지만 깨끗한 사람들, 깨끗한 자연을 위해 지금상태 그대로 유지되어 졌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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