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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1998~사는날)/1998 아시아횡단

일본 9712

by 함피 2008.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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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은 배낭여행이 아니고
운좋게 친구네집에 가게 된건데
나중에 인도에 다녀온 이후에도 인도에서 사귄 친구네집에
몇 번 갔다왔었다.

1997. 12. 27 토

 

JAL 11시 45분 출발 비행기이다.

10시반에 파키스탄 사람을 만나기로 했기에 서둘러 나갔는데

아직 보이지가 않는다.

그 돈많은 파키스탄 사람덕분에 비행기를 공짜로 타게 되었는데

한국말도 일본말도 영어도 못하는 그의 형을 일본에 데려다주고

호쿠오카에서 도쿄까지 가는 신칸센을 태워주면 나와 일본친구"M"의

임무는 끝이다.

그 파키스탄인과 그의 형을 만나서 드디어 출발이다..

그런데 출국심사때 앞 사람들을 너무 오래 기다렸기에

11시 40분이 되서야 출국심사가 끝났다.

심사대를 빠져 나오자 마자 무전기를 든 아가씨가

내 이름을 막부르면서 날 찾는다.

비행기가 나와 일본인친구"M"과 파키스탄인 이렇게 3명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있으니 2번 게이트로 마구 뛰란다.

우리 셋은 비행기까지 뛰어서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우리가 오르자 비행기가 곧 움직였다.

 

좀 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후쿠오까에 도착해서 하카타까지

지하철로 3정거장, 하카타에서 그 파키스탄말밖에 못하는

사람을 도쿄에 보내느라고 한참을 왔다갔다 소란을 피우고

한국에 있는 그의 동생, 도쿄에 있는 그의 또다른 동생에게

전화를 엄청 많이 했다.

모두 집전화와 연계된 내 카드로 했으니 다음달 전화세가 걱정이로세.

오랜 소란과 전화 끝에 그를 16시쯤 신칸센에 무사히 태워 보내고..

이제 우리(나와 M)의 목적지인 구마모토로 출발이다.

버스로 2시간쯤걸려 19시쯤 구마모토에 도착했다.

2시간거리의 차비가 우리나라 돈으로 2만원이 넘으니 엄청난 물가다.

M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M의 부모님들이 날 반갑게 맞아주었다.

집은 아주 좁았고 방가운데 상(코다쯔)을 놓고 구석엔 곤로가 타고 있었다.

거실겸 방과 그옆에 있는방이 전부였다.

M의 동생은 우릴 태워주자마자 곧 친구 만난다고 나가버리고..

자리에 앉자마자 녹차를 주었는데 항상 녹차를 마실수 있도록

마호병과 아주 쪼그만 차 주전자를 상 옆에 두고 있다.

우리는 한국에서 가져간 선물들을 꺼내놓았다.

김치라면, 소주, 김, 비누, 머 이런것들이었는데,

김치라면을 보고 오~오~ 하며 놀라워 한다.

곧 회를 내놓기에 참나무통 맑은소주를 마셨는데 무척 맜있단다.

아버님이 곧 일본소주,맥주,일본청하를 다 꺼내놓아서

우린 4가지 술을 이것저것 짬뽕으로 다 먹어가며 예길 했는데

M과 그의 부모님은 5년만의 상봉이라 예기가 참많았다.

M이 한국말을 좀 하는데 난 일본말을 전혀 못하니

M이 통역 해 주느라 바쁘다.

부모님은 참 좋은 분들인거 같다.  

하~~~  품!    피곤하다~~~  

 

 

1997. 12. 28 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또 녹차를 준다.

그런데 녹차를 다 마시면 또 따라준다. 또 다 마시니

또 따라준다. 으.. 계속 마시다간 끝이 없게 따라줄것 같아서

반쯤 남겼다.

밥과 된장국에 반찬은 두개.

국을 젖가락으로 먹으려니 조금 힘들지만,

일본 된장국은 달짝지근 해서 맛이 괜찮았다.

오늘은 "리에"라는 친구를 만나기로 M이 약속을 했다.

리에를 만나러 가는데 M은 운전을 너무 못하는거 같아서

정말 불안해서 죽는줄 알았다.

신호대기때 시동을 꺼트리고 늦게 출발해도 뒤에서

빵빵거리진 않았다.

리에를 만나서 셋이 구마모토 동물원에서 구경이라기 보단 그냥 자연을 즐겼다.

구마모토 동물원에서 에즈호수가 보였다.  

그곳을 나와 에즈코 호수 옆에 있는 금룡 이라는 라면집에서

라면과 만두를 먹었는데 만두는 맛이 똑같고..

라면은 허연 기름끼 많은 국물에.. 조금 달다.

레코드점에 갔는데 작은 싱글CD가 무척 많이 보인다.

오락실이 2층에 있는데.. 별 오락이 다 있었고...

가전제품 파는곳 "DEODEO" 에 갔었는데 젤 탐나던건 작은 핸드폰.

정말 작다.   리에의 핸드폰도..

그런데 방송이 넘 시끄러워서, 연실 머라머라~ 데오데오~ 데오데오~~   으~~

여기저기 다녔는데 빠칭코가 엄청 많다.

우린 다 같이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카레와 반찬등을 사서

집에 들어갔다. 카레밥을 먹으면서...

이번엔 맥주,소주,청하,샴페인을 짬뽕으로 먹었는데

일본술은 사실 맛이 별로다. 소주도, 청하도..

참 편한건 아버님과 어머님과 나 이렇게 셋이서 담배를 같이

피운다는 거다.

리에를 데려다주고 WONDER CITY라는 게임장에 갔다.

많은 게임들.. 포켓볼, 야광볼링장 등이 있었다.

게임 조금 하고..

구마모토 공항까지 드라이브~

공항에서 집에 올때는 내가 운전을 했는데

반대차선과 반대운전석에 곧 익숙할수 있었다.

 

 

1997. 12. 29 월

 

오늘은 M이 "레이코"라는 친구를 만나기로 했단다.

레이코는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데..

기본적인 회화도 두세번 차근차근 말해야 알아 들으니....

구마모토성을 함께 가기로 했는데 지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니 비가 오고 있었다.

구마모토성은 나중에 가기로 하고 오늘은 시모또리라는

거리에서 쇼핑만 했다.

무엇을 사든지 세금 5%가 붙는다.

오늘은 레이코의 차를 타고 나녀서 차탈때 불안하지 않아서 좋았다.

저녁에 집에 들어왔는데 부모님이 오늘밤에 회사에서

회식이 있다길래 그곳까지 모셔다 드리고..

M이 오야코돈부리 라는 음식을 만들어준다길래 쇼핑하고

집에와서 음식을 해 먹었는데 맛은 괜찬았다.

밤에 아버님은 않오시고 어머님만 오셔서

오늘은 맥주만 마셨다.

녹차를 마시다보면 저녁먹을 시간이 되고..

저녁을 먹기전엔 으레히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다 보면.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 저녁밥과 술을 같이 먹게 되고...

거기에 기본으로 녹차는 항상 대기중..

머 그런 시스템이다.

 

 

1997. 12. 30. 화

 

저녁에 아버님이 초밥을 사주신다기에 4명이 같이 나갔다.

술 파는곳에 가서 술을 엄청 사고..

음식이 뺑뺑 돌아가면 앞으로 가져와 먹는곳에서 초밥을 먹고..

집에와서 아까 샀던 술을 마셨다.

감자소주 라는걸 먹었는데 이것도 맛이 없다.

역시 우리 소주가 제일이여....

소주를 엄청 먹고... 밥을 또 먹으란다.

밥에 과자가루 같은걸 뿌리더니.. 녹차를 붇는거다.

하루에 녹차를 12잔도 더 마시는거 같은데...

또 녹차에 밥을 말아 먹다니.. 그것도 젖가락으로...

오차스케 라는 음식 이란다.  오차=차!

맛이 좋았다.

술 마신 다음에 먹으면 좋단다.

 

첫날 목욕을 하는데 쪼그만 욕조에 하얀 물이 있길래

저렇게 쪼그만데 어떻게 들어가나 했는데..

발을 넣으니 밑으로 쑤욱~ 들어간다.

바닥보다 한참 깊어서 몸이 들어가기에 딱 좋았다.

우유목욕하는 효과 내는것을 물에 탔다고 한다.

 

술마시고 뜨거운 욕조에 들어가 있으니... 참 좋다~

 

 

1997. 12. 31 수

 

오늘은 레이코를 만나서 아소산에 가기로 했다.

2틀전에 화산이 터져서 2명이 죽었다고 한다.

아소산에 갔는데 분화구 있는곳까진 못들어가게 했다.

산위 화산박물관 앞에 넓은 초원같은곳에

물이 고여있는곳 까지만 가서 구경하고..

분화구에선 하얀 연기가 계속 뿜어져 나오고 있다.

집에왔을때 아버님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분의 되지도 않는 영어를 해석 해서 듣느라 정말 힘들었다.

3일에 아소산과 아막사고쿄(아막사의 5개의 다리)를 구경시켜 준단다.

오늘 갔던 아소산보다 더 멋있는곳도 많다고 한다.

내일은 새해가 되니 일본말로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를

배우고 나도 우리말을 가르쳐 주었는데 아버님은

내가 우리말과 영어로 쓴 종이에 내 싸인을 해달란다.

기념으로 갖고 있겠다고..후~  멋있게 싸인해서 주었다.

아버님도 일본말을 쓰더니 싸인을 해서 나에게 준다.

여럿이 모여 사진찍고.. 웃고.. 즐기고..

아버님은 술에 곧 떨어지시고..

그 친구분과 새벽2시까지 술을 엄청 먹으며 예길했다.

 

 

1998. 1. 1. 목

 

드디어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 먹는 음식이라며 큰 접시로 3접시나 되는 음식들을 먹고

새해에 먹는 술도 한잔 마셨다.

오늘은 사원에 간단다.

사원에가서 돈던지고 새해 소원을 빌고..

또 돈내고 사람이 마루위에 서서 막대기 끝에 천을 달아서 머리에

갖다대주면 사람들이 합장하고.. 운수보는 종이를 뽑아서

운수보고 운이 나쁘면 나무에 주욱~ 메달아 놓고..

모두들 가족끼리 나온 많은 사람들..

사원앞 길엔 먹을것 파는 사람들..

대충 그런 풍경이다.

 

에즈코 호수가 집하고 가까워서 호수로 산책을 갔다.

물에 한가로이 떠다니는 오리들.. 새들..

오리한테 먹이를 주고있는 아저씨..

강아지를 델고 산책나온 사람들...

조용하고... 평화롭고... 한가로운... 오후다.

 

오늘 저녁은 청하만 먹었다.

 

 

1998. 1. 2. 금

 

레이코와 리에를 만나기로 했다.

만나서 구마모토성을 구경했다.

구마모토성에선 구마모토가 한눈에 들어왔다.

깊은 우물이 많다.

구마모토성엔 한국사람도 많이 오는지 한국말로

설명이 되었었다.

잘못된것도 있는데 "5세이하 어린이는 유료입장"

펜이 있었으면 "무" 자로 고쳐주는건데..

교통센터 지하로 와서 우동에 볶음밥..

상가마다 쇼핑백을 테잎으로 봉 해서 팔고 있는데

지불한 돈보다 더 비싼것들이 들어있을수도 있다고 한다.

집에 올때는 전철을 타고 왔는데 시내 차도에 전철이 다니는게

이국적이다.

내일은 아버님 친구분이 아막사고쿄를 구경하고 아소산 전체를

모두 돌아보기로 한 날이다.

아침 8시에 출발이니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

저녁엔 소바를 먹었는데 우리나라의 메밀국수,

 

오늘도 청하만 마셨다.

 

 

1998. 1. 3. 토

 

아침에 일어나 서둘러 준비를 하는데

곧 아버님의 친구분이 오셨다.

아버님은 일이 있어서 함께 못가시고

어머님만 동행 하셨다.

먼저 아막사고쿄로 출발.

아마쿠사고쿄는 여러개의 섬들로 이루어진 지역인데

섬들을 연결하는 다리가 5개 있다고 해서

아막사고쿄 이다. 고=5, 쿄=다리.

 

나와 M은 뒷자리에서 재밌는예기들을 하며

M은 한국어 공부, 나는 일어공부등을 하면서 이동했다.

나는 주로 M의 발음을 교정해주고..

나는 주로 밖에 보이는 풍경, 바다가 일어로 뭐냐..

섬이 일어로 뭐냐.. 등등을 묻고.. 피곤하면 좀 자다가..일나고..

아막사고쿄를 구경하고 어느새 아소산을 오르고있다.

아소산을 오르기 전에 점심을 먹으러 갔는데

가운데 숫불이 피고.. 그옆으로 꼬치를 바닥에 푹푹~ 꽂아서

먹는건데...   살아있는 물고기도 꽂혀있다.

아소산을 올랐는데 이번엔 12/31일에 갔던 아소산과는

다른곳이었다.

산정상이 아주 넓게, 멀리 펼쳐지고 있고..

그밑으론 논과 집들이 펼쳐져 있었다.

산은 모두 갈대같은것들로 덮혀있는데. 그것들을 축구장같이

곱게 깍아놓고 깍은것들은 소를 먹인단다.

산은 온통 황금색으로 물결치고 있다.

 

내일은 여행을 마치고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 날이다.

후쿠오카 공항 9시40분발 비행기이다.

후쿠오까까진 2시간쯤 걸리니 적어도 6시엔 출발 해야 한다.

오늘 구경시켜준 아버님의 친구분이 내일 아침 6시에

공항까지 태워 주신단다..

정말 고마운 분이다.  더군다나 나에게 위스키 한병을 선물했다.

스키야키라는 음식을 먹었는데 야채들과 고기를 끓는물에 데치면서

먹는데 생계란을 밥공기에 넣고 적셔서 먹는다.

조금먹으니 생계란은 먹기에 이상했지만 고기는 맛있어서 많이 먹었다.

마지막이니 짐을 정리하고.. 술은 조금만 마시고. 잤다.

 

 

1998. 1. 4. 일

 

새벽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어두운 새벽에 비를뚫고 구마모토를 빠져나간다..

아버님과 어머님, 아버님친구분은 출국심사대로

빠져나갈때까지 우리를 배웅해 주셨다.

이제 M은 부모님과 1~2년은 만나지 못할것이다.

 

기내방송에서 서울은 지금 마이너스 나나도(영하7도) 라는 말이 나오자

모두 함성을 질러댄다.

보통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구마모토에 비하면 추운거지.

 

비행기에서 내려서 찬바람이 약간스치자

일본사람들은 연실 사무이~ 사무이~ 한다.

 

M은 짐이 많아서 하숙집까지 같이 가서 짐을 풀고

나와서 우리집(원주)에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청량리역에서 기차표를 끊는데 끊어주는 아줌마를 보니..

일본이 친절하긴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선 저런태도 저런말투는 본일이 없다.

 

암튼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친구 M 덕분에 8일간의 여행에 들어간돈은

모든 교통비,잡비를 합해서 1만4천엔.

이정도면 IMF시대에 절약여행을 했다고 생각된다.

이렇게해서 나의 두번째 해외여행은 끝이 났다.

 

다음여행은 인도.. 인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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