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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e Garden House

첫손님

by 함피 2009.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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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그러니까 시간이 지나 지금은 10월 2일이지만
오늘, 10월 1일,  게스트하우스에 첫 손님이 왔다.

밤 11시 쯤, 처음 그레이프 가든에 들어온 사람은 중국인으로
한국인 친구가 예약을 해 주었다.
예약한 한국인 친구한테 그레이프 가든 하우스를 어떻게 알았냐고 하니
네이버에서 마포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하고
위치가 외진곳이 아닌 번화가와 가까운곳을 선택 했다고 한다.

중국 친구는 Huo Da 라는 이름이 있지만 한국 이름이 곽달 이라고 한다.
아마 친구가 한문을 보고 지어준것 같다.
영수증에 사인을 하는데 한글로 "곽달" 이라고 쓴다.
2층 침대만 있는 방을 보여줬더니 1층 침대가 있는 방을 원해 그 옆방을 주었다.
4일간 묵은 후 경주를 여행하고 7일에 다시 올것이다.

그 후에는 asiarooms.com에서 예약한 3명의 서양 여자들이 왔다.
미녀들이다.
영국인 사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온 미쉘, 시몬.
제주도에서 영어 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서울로 나들이를 온것인데
밤 12시 쯤 와서 정리 좀 하고 새벽 1시에 이태원으로 놀러 나가버렸다.
친구들과 조인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광란의 밤이 되지 않을까 한다.
1박만 예약했는데 친구들과 함께 더 머물 수도 있다고한다.
인원이 늘 면 내일 다른 방을 보여주겠다고 했는데
마음에 들어했으면 좋겠다.

처음에 생각지도 않은 예약이 들어왔을 때는 약간 겁이 났다.
준비도 덜 됐고, 무엇이든 첫 시작의 설레임과 두려움 같은 것이다.
원고를 쓰는것도 항상 마감이 가까워 와야 서둘러 일을 마치듯
첫 손님이 오기 전 서둘러 마감을 하듯 청소를 하고 정리를 대략 마쳤다.
항상 그럴 때면 생각하는게 그 전에 좀 여유가 있을 때 미리미리 잘 준비 해 놓을껄 하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건 생각만큼 그리 쉽지도 않고 또 이상하게도 일이 비효율적으로 돌아간다.
코앞에 닥쳐야 손에 일에 잘 붙고 또 효율적으로 돌아간다.
이상한 일이다.

그렇게 정리를 끝내고 났는데... 어라... 베개가 없다.
그것을 잊고 있었다.
인터넷 쇼핑이 문제가 있어 베개를 미처 준비 못한것이다.
다행히 오늘 손님들이 밤 늦게 온다고 해서 동대문시장으로 향했다.
베개를 사고 거기까지 간 김에 바스용 타올도 샀다.
타올에는 Grape Garden House 로고도 새겨 넣었다.
오는길에는 그랜드마트에 들러 헤어드라이어도 사고 빗도 샀다.
이제 모든 준비 완료.
그리고는 첫 손님을 받은것이다.

이태원으로 떠나는 세 미녀를 배웅하고
곽달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나니 2시가 넘어버렸다.
처음은 항상 이런것이다.
뭔가 뭔지도 잘 모르고 허둥지둥 대다가 그냥 끝나버리는것.
첫섹스, 첫무기거래 모든 처음이 들어가는 일상적이지 않은 경험은 거의 비슷하다.
문득, 나에게도 첫 으로 시작하는 또 다른 일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났다..
아마 많이 있을것이다.
그 첫으로 시작하는 또 다른 일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도 설레임은 계속 간직하고 싶다.
확실히 나는 살아 있다! 하고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2009. 10. 01.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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