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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by 함피 201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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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만의 인도 여행인가?
인도 바라나시의 골목을 걸었다.
그러나 어쩐일인지 주머니 속의 물건을 잃어버리며 허둥대기도 하고 익히 알고 있던 인도와는 다르게 낯선 모습으로 바뀐 여러가지 환경에 어리둥절해 했다.
꿈에서 깨자마자 눈을 떴다.
새벽이었지만 다시 잠들 수가 없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머릿속이 점점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문득 혹시 지금 나는 뭔가 중요한 것을 까맣게 잊은 채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겪었던 크고 작은 건망증의 결과 때문인지 그런 생각이 들 때면 무겁고도 은근한 불안감이 몸을 휘감았다.
지금까지 잊고 있었던 그 밀린 일들이 인생의 짐이 되어 한꺼번에 내 앞에 속수무책으로 쏫아지면 어쩔것인가.
이번 건망증은 지금까지 겪었던 소소한 건망증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큰 거대건망증일텐데!
그랬을 때 나는 그것을 차곡차곡 처리해 나갈 힘도, 그럴 의지조차도 잃어버리고 그 부담감에 허리가 휠 것이다.

몇 개월 전부터 가끔씩 이런 생각이 문득 들어 걱정에 빠지곤 한다.
정말 뭔가를 잊은 채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쓸데없는 걱정일 뿐이라면 뭔가 규칙적인 일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으로 걱정을 몰고 오지 않으려면 바쁜 생활을 하고 한곳에 집중하여 신경을 쓰고 시간의 제한에 항상 몸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나는 깨달았다.
거대건망증의 걱정이 괜한 걱정만은 아닌 것 같았다.
할 일을 미뤄둔 채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지금 나 자신에 대한 책망이었다.
찾아보면 게스트하우스에 할 일은 넘쳐난다.
홍보수단을 찾고, 홈페이지 수정, 보강 등 웹 경쟁력을 높이고 집을 인상적으로 보이도록 꾸미는 등 아이디어를 짜내야 할 일들이 수두룩하다
부지런해지느냐 게을러지느냐의 한계가 그전에는 외부에서 기인했지만 이제부터는 순전히 나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기 때문에 스스로 단속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렇게 새나라의 어린이 같은 올바른 생각을 잠깐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나는 항상 스스로 골탕먹이거나 뭔가 조금 꼬이거나 희안하거나 특이한것들에 끌려왔다.
새나라의 어린이가 할 올바른 생각은 나 자신의 것이 아니다.
나의 방식으로 풀어나가야한다.
이제 방법만 찾으면 된다.
방법만..

그러나 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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