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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기

2011년 4월 21일 목요일

by 함피 2011. 4. 22.





 


며칠 전에 시작했던 책, 생사불명 야샤르를 끝냈다.
책에서 풍자한 공무원과 관료들의 무능,무심,무신경은
좀 과장된 면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예전에 비하면 너무너무 좋아졌다.
해외 각국에 있는 대사관도 예전에 비해 좋아졌을지 궁금하다.
10년 전 이집트 카이로 주재 한국대사관 겪었던 일을 얘기해 볼까?
그냥 이집트 여행 얘기를 먼저 하는 게 나을것 같다.

이집트에 도착한것은 내가 여행을 시작한지 1년이 거의 다 된 시점이었다. 인도에서 시작한 여행은 육로를 통해 네팔과 파키스탄, 이란, 터키를 가로지르며 여행했고 터키에서는 비행기를 타고 이집트에 도착했다.
원래는 터키에서 계속 육로로 시리아, 요르단, 이집트까지 올 계획이었지만 나는 너무 지쳐있었고 여행을 정리 할 새도 없이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에 무엇을 보던지 간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유적지와 역사적 건축물,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볼거리 등은 이제 충분하다! 하는 생각을 했다.
어쨌든 서쪽으로의 이동은 이집트가 마지막이었고 또 돌아가는 길에 태국에 들러 미얀마를 여행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터키보다 물가가 싼 이집트에서 머물며 많이 움직이지 않고 에너지를 보충하고 싶었다.

이집트에서도 볼 게 많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거대한 피라미드와 한없이 펼쳐진 황금빛 사막, 나일강을 따라 유유자적 항해하는 펠루카 여행은 아직도 그 감동이 생생히 남아있다.

피라미드에서는 잊혀지지 않는 일이 있었다.
어느 날 새벽 알 수 없는 객기를 부려 쿠푸왕의 피라미드 정상에 올라갔던 일이다. 세계문화유산과 자연을 보호하는 건전한 배낭여행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때 나는 비밀스런 비행의 달콤함에 빠져 있었던 것 같다.
피라미드에 오르는 일은 생각보다 무척 힘들었다. 바위 하나가 내 키에서 가슴 높이 인데 그것을 계속해서 끝도 없이 점프하여 올라야 했다. 중간에 ‘아 너무 힘들어! 그만 내려갈까?’ 하고 밑을 내려다보니 까마득히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오르는 수 밖에 없었다.
수직 높이가 147미터이니 올라가는 면의 길이는 230미터가 넘을 것이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해 가쁜 숨을 내쉬었다. 아직까지도 해가 뜨려면 몇 시간 더 있어야 했다. 한동안 새벽의 어스름한 미명 속에서 막막한 사막의 풍경과 점점이 밝혀지는 마을의 불빛을 보았다.
마침내 동쪽이 서서히 밝아지며 파아란 세계가 눈을 뜨기 시작 했다. 해가 뜨기 직전의 파란 밝음은 그 무엇보다도 깨끗하여 온 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그리고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같이 동행했던 친구들과 함께 탄성을 지르며 해를 맞이했다. 파란 세계는 이제 햇빛을 받기 시작하며 파란 빛에서 햇빛의 노랗고 붉은 기를 흡수하고 있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들뜬 마음으로 환호하고 있을 때 아래에서부터 군인이 불쑥 나타났다. 정말 깜짝 놀랐다. 그리곤 권총을 들이대며 Don’t move!! 라고 외치는 게 아닌가? 순간 우리 모두는 정지화면이 된 듯 얼음처럼 얼어붙었다.

아… 힘들다 2부는 내일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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