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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4

길고양이인지 집고양이인지... 이 길고양이의 이름은 "조폭이"다. 가오잡으며 걸어오는 폼을 보면 영락없이 조폭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줬다. 조폭이는 그리 예쁜 얼굴도 아니고 털도 지저분하지만 애교가 꽤 있어서 얼굴을 내 다리에 비비거나 몸을 밀착시키며 친한척하고 몸을 뒤집어 버둥대곤 한다. 조폭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나랑 가깝게 지냈던건 아니다. 처음엔 여느 길고양이처럼 도망가기 바뻤다. 매일 사료를 주고 눈을 마주치고 깜빡이는 등 그렇게 2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니 조폭이가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내게로 다가왔다. 진짜 마음의 문을 연것일까? 글쎄... 신기하게도 길거리에서 나를 마주치면 아는척도 안한다. 나인지 모르는것 같다. 아마 조폭이에겐 (나) 이거나 (그 누구) 이거나가 중요한 게 아닌것 같다. 단지 우리집(익숙한 공간).. 2012. 3. 3.
고양이의 난투 아침, 뒷마당에서 고양이들의 난투가 있었다. 고양이들의 싸움은 사실 후다닥 끝나 버리지만 싸우기까지의 과정은 길고 길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몇십분을 울어대는데 그 울음소리는 물론 귀여운 '야옹' 이 아니라 날카롭고 표독스러운 '이야아아아앙' 이다. 아마 반경 100미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잠에서 깨어났을것이다. 내 방 옆 뒷마당에서 몇십분을 그렇게 울어댄다. 보통의 경우는 그렇게 울어대다가 한마리가 슬며시 자리를 뜨며 상황이 끝나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끝내지 않고 결국 난투 상황까지 갔다. 쿵쾅대며 주변의 물건들이 떨어지고 퀘애액! 하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후다닥 하는 소리들이 몇번 들리고 난투상황은 끝났다. 십분 후 현관에 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나 밥을 달라고 한다. 이 지역의 제왕이 된걸까? 의기.. 2011. 7. 28.
귀없는 고양이 루 우리 게스트하우스 앞마당에는 길고양이들이 몇마리 찾아온다.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편안한 쉼터가 뒷마당에 있다. 여러 고양이 중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한마리 있다. 그 고양이 이름은 "루"이다. 미국에서 온 탄야가 고양이를 보더니 "루"라고 바로 이름을 주어주었다. 이름이 마음에 든다. 루는 귀가 없다. 귀는 있지만 쫑긋 세울수 있는 귓바퀴가 없다. 그런데 귀없는 얼굴이 아주 귀여워서 루를 보는 모든 게스트들이 예뻐한다. 루는 사람들을 경계하긴 하지만 다른 길고양이들처럼 완전히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는다. 아마도! 가끔 현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때도 있고 현관 안까지 기웃거릴때도 있다. 루는 한동안 안보이다가 어느샌가 나타나 먹이를 달라는 표정을 하곤한다. 예전에.. 2011. 6. 25.
우리집에 놀러 온 길고양이 아침에 현관문을 열었더니 뭔가가 정원 숲속에서 바스락거린다. 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끔 얼굴을 익혔던 길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다. 그렇게 나와 몇분간 눈을 마주치고 있길래 편의점에 가서 참치를 하나 사다가 현관 앞에 놓았다.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참치캔 앞으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계속 나를 경계하면서도 참치를 맛있게 먹는다. 깜씨(고양이 이름으로 정했다)는 몸이 검은색이고 발, 그리고 턱과 배 부분이 흰색이다. 수염도 흰색이어서 검은 몸과 대조를 이룬다. 참치를 반 정도 먹더니 그냥 어슬렁대며 어디론가 가버렸다. 배가 고파지면 다시 와서 먹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가끔 찾아오거라 깜씨. 참치캔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뗀다. 입맛을 다시며 참치캔으로 살금살금 다가온다. 경계의 눈을 하고는 걸어오는 폼이 .. 2009.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