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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버스

by 함피 2021. 1. 3.

노환으로정신이 온전치읺은 엄마는 막무가내로 아무버스나 타려고 했다.
목적이 없었다.
사람은 맹목적일때 의지가 더 강한것 같다.
그래야만한다는 그 행위 자체가 목적일 뿐이다.
어디든 가야 한다는 강력한 신탁과도 같은 의지에 사로잡한 엄마를도저히 말릴 수가 없었다.
기어이 버스에 오르는갓을 보고 번호를 확인하고 돌아섰다.
들키지읺게 따라 탈 수도 있지만 서로가 슬플 뿐이다. 이번에도 결국은 슬쩍 돌아와 바로 잠이들어버리겠지.
별일없이 잘 돌아오리라 애써 마음을 안정시킨다.
몇시간이나 지났을까.
일을 하고 있을때 엄마가 돌아와 주무신다는 얘길 들었다.
슬펐다.
루트를 알지도 못하는 버스에 앉은채 곳곳을 누비며 무슨생각을 했을까?.
지리도 모르니 처음 가보는 여러곳을 헤메였을테고 그 피곤함에 오자마자 잠이 들어버라는것이다.
문득 예전에 내가 아시아를 해메던때가 생각났다.
그래, 생각났다. 나도 처음가보는곳들, 처음가보는 생소한 나라들을 헤매고 다니던때가 있었지.
모르는 버스를 타야만하는 엄마의 피를 받아 나도 그렇게 떠돌았다보다.
그리고..
정신이 조금씩 다른곳으로 빨려가는것같더니..
아... 꿈이었다.
그리고 잠을 깨니 이제는 더이상 엄마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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