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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

<책> "연금술사"를 읽고..

by 함피 2003. 12. 18.
"연금술사" 를 읽고

산티아고.
그렇다 산티아고! 난 항상 주인공 이름을 까먹는다.
산티아고는 양치기였다.
그러나 그는 라틴어와 스페인어, 신학까지 공부하였고 신부가 되기 바라는
부모님의 뜻과는 반대로 세상을 두루 여행하고 싶어서.
그러니까 자신의 분명한 의지대로 양치기가 되어있었던것이다.

양들을 몰고 떠돌아다니다 버려진 교회에서 밤을 보낼때에도
요즘 그의 마음속은 어느마을에 온통 빼앗기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가 있는 그곳 그러니까
"혼자서 자유롭게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즐거움조차 잊게 만드는 그런곳"

여행을 다니다보면 여행중 한곳에 자리를 잡고 살고있는 그런 사람을 가끔 만난다.
무엇이 그들의 발목을 잡고 그곳에 뿌리를 내리도록 만들었을까?
그들도 나처럼 한때는 떠돌아다녔을텐데.....

예전 터키 여행할때가 떠오른다.
새벽에 안탈랴에 도착했다.
숙소가 몰려있는구역으로 들어서니 꽃향기가 풍겨왔다.
인적없는 새벽공기속에 녹아있는 꽃향기,
담을 넘어 피어있는 꽃들로 장식된 상쾌한 골목길.
그것이 안탈랴의 첫인상이다.
그리고 아담한 게스트하우스들......
이곳저곳 숙소를 고르면서, 동네의 끝자락에 펼쳐져 있는파란 바다를 보면서
"아... 이런곳엔 일본여자 한명쯤 자리를 잡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고 생각했다.
일본애들이란 가끔 욕을 먹긴해도 자신의 인생을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대로 가도록 내버려두곤 하니까......
드디어 가장 저렴한 숙소를 골랐는데
하루가 지나서야 알았다.
그 숙소는 일본인 여자와 터키남자가 결혼해서 같이 운영하는곳이었다.
그 일본여자를 누가 그곳에 머물게 했을까......
그 터키남자?  꽃향기가 나는 안탈랴?  아니..... 바로 그녀!

산티아고가 여행을 떠나기로 작정한건 아주 우연한 일로부터다.
인생의 행로는 항상 이렇게 우연히 바뀌게 된다.
우연히 그렇게 바뀌고 우연히 일을 시작하게 된다.
"결정이란 단지 시작일 뿐.
어떤사람이 한가지 결정을 내리면 그는 세찬 물줄기 속으로 잠겨들어서,
결심한 순간에는 꿈도 꿔보지 못한 곳으로 가게되는것이다."
어느날 아침 문득 일어나 어젯밤 꾼 꿈을 생각하다가,
멋진 여름휴가를 떠나보겠다고 하다가......
산티아고는 우연히 그렇게 여행을 떠났고 나또한 그렇게 우연히 여름휴가를 떠났다.
그리하여 두 인생은 자신의 인생행로를 달리 하게 되었다.

산티아고가 처음 아프리카에 도착했을때 온통 낯선 것들이라 당황하고
사기까지 당했지만 아마도 종교에서 오는 낯설음이 가장 심했으리라 생각한다.
하느님의 세계에서 갑자기 알라를 찬양하는 세계로......
"아프리카는 정말 이상한곳이군....." 하고 산티아고가 말했다.
누구나 다른세계로 나아가 보면 "정말 이상한곳이군......" 하고 말할것이다.
여행에서 닥치는 현실이란 바로 이런것이다.
이상한 음식, 이상한 관습, 이상한 언어, 이상한 모든 주변 환경들.
이제 낯선곳으로의 여행을 왔구나...... 하고  그 낯설음을 받아들이면 괜찮을수도 있겠지만
당장 먹어야하고 당장 말을 해야하니 이런것들이야말로 두려움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어느 노인이 말했던것처럼
"어떤식으로든 인생의 모든 일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것"을 배우는건 좋은일일것이다.
그런 낯설음조차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계속 그냥 집에만 있으렴!
편안하고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그리고 일기를 써라 "오늘도 이상무!!"

산티아고는 많은사람들의 눈에서 보았었다.
"그들 역시 세상을 떠돌고 싶어한다는 걸.
물과음식, 그리고 밤마다 몸을 누일 수 있는 안락한 공간 때문에 가슴속에 묻어버려야 했던,
그러나 수십 년 세월에도 한결같이 남아 있는 그 마음을."

산티아고는 보물을찾아 아프리카의 사막을 가로지르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곤하지만
그러므로써 우주의 언어를 깊게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의 꿈을 찾는 여행으로 농축된 삶을 살아낸 자가
자신의 인생과 우주에 대해서 이해하게 되는건
연금술사가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끝에 금을 얻어내는것과 다를바가 아니다.

누구나 꿈을 한가지씩 갖고 있을것이다.
없는가?  없는사람은 꿈이 무엇인가를 찾는것을 꿈으로 삼아도 좋겠다.
그렇다면 꿈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여기 연금술사의 말이 있다.
"무엇을 하는가는 중요치 않다.
이땅위의모든 이들은 늘 세상의 역사에서 저마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니.
다만 대개는 그 사실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오늘 하루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나가자!

- ham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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