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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2003년 긴 여행 후의 일기를 꺼내어........

by 함피 2004. 12. 26.
컴퓨터를 뒤적거리다 2003년 4월에 쓴 편지형식의 일기를 발견했다.
길고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빈둥대던 시절이다.
분명히 이런생각을 했었고 지금도 이런 상태인것 같다.


2003. 04. 25

이제 한국에 온지도 20일이 되간다
처음엔 어리둥절하게 하루하루 세며 보내다가
이제는 예전에 그랬듯이 오늘이 몇일인가를 생각하며
별 의미없이 시간들을 치워버리고 있다.
온통 정리해야만 할것들이  많이 있는것 같은데도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냥 되는대로
내버려두고 생활하며 그렇게 생활하다보면 정리해야할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까먹게 되면서
또다시 다른 일들이 생기고 또 그런일들을 하나하나까먹어가는
그런 생활의 바퀴속으로 점점 빠져들어가고 있는느낌이야.

오늘같이 할일 없는 날은 세수나 이빨닦는 일도 잊어버리고
밥먹고 그냥 침대에 누워 시간을 죽이거나
소설을 읽다가 잠들어버리기도 하고
그러다간 다시 쓸데없는 생각들을 해서 염세적인 얼굴을
해가지고 담배하나 꼬라무는거야,.

학교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애낳고 살아가는게
정상적인거고 그외에 다른생각을 한다면 비정상적일까?
난 고등학교 졸업할때부터 그런 평범한 일상속에
내가 끼어서 생활 한다는것은 나를 스스로 배신하는 일이며
내가 하고 싶은것들이나 내 모습은 평생을 숨기고
모른척하는 위선적인 생활이 될꺼라 생각했었지만
단지 세상과 타협하지 않았음으로해서 생기는
생활의 불편함등은 어느정도나 감수해야 하는걸까라는
대목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면 빨리 위선이라도 좋은
생활의 틀에 나를 집어넣고 가슴을 꾹꾹 눌러가며
살고싶은 생각도 드는건 사실이야

아무튼 이제 집에 들어왔으니 그런 생활속에
집어넣지못해 안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거야.
그래서 더욱 아무일도 손에 잡지 못하고
날짜도 까먹어버리면서 하루하루를 무심히 보내버리게 되는지도 몰라.
이번달부터 대학에서 뭔가를 배우기로 했어.
최소한 그것을 배우는동안은 쓸데없는생각으로 하루를 흘려보내거나
그러지는 않을꺼라 생각하고 또 잘 배워서 취직이라도 되면
당분간은 세상과 악수하고 사이좋게 지내는거지.
그래서 사람들은 악수하고 딴생각 못하도록 결혼을 해서 스스로 옭아 메고
애기까지 만들어 더욱 졸라매도록 한다음 이제는 더이상 꿈쩍못하도록
허우적거릴 힘까지 다 빼았기거나 날개를 아예 짤려버리게 되는건가봐
그렇게 한평생 사는거지 뭐.
점점 추워지고 있어. 그래서 시내에 나가기도 싫고..
폐차장엘 가봐야겠다. 내차 타이어가 다 닳아서
맨들맨들 경주용 차 타이어처럼 됐어.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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