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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보고

<영화> 주홍글씨

by 함피 200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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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글씨

이미 대충 여기저기서 얘기를 들은대다가
김영하를 좋아하여 원작이 되었던 소설을 예전에 읽은적이 있는지라
그냥 시간만 때우려고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작부터 나는 영화에 빠져들었다.

클래식한 음악을 들으며 드라이브 하는 씬.
나도 예전에는 꽤 괜찮은 차를 타고 클래식을 틀어놓고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던때가 있었다.
그때가 미치도록 생각났다.
창문을 열어재끼고 왼쪽손을 옆으로 뻗어 바람에 손을 날리면서 마치 빙판을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질주하던 그때의 그 느낌.
예전에는 그런대로 여유롭고 재미있는 생활을 즐겼었던것 같다.
지금은?  지금도 그리 나쁠건 없겠지.
무덤같은방에서 드라이브의 추억을 쓰고 있다고 할지라고 불만을 품고 살지는 않겠다..는 주의다.

어쨋든 영화가 즐거운 스토리는 아니지만 순간순간의 영상과 음악들이 보기에 즐거웠다.
이런것들이 정말 중요한지 모른다 - 순간순간의 영상과 음악!  이런것들 말이다.
삶의 순간순간에 위트와 예술이 없다면 나는 숨이 막혀버릴지도 모른다.
중학교때 싸인 만들기가 몇일 유행했었던적이 있었다.
각자의 공책이나 교과서에 자기 싸인을 멋지게 휘갈겨 놓는것이다.
그때 자기 싸인 오른쪽위에 날아가는 별을 그려 넣은놈이 있었다.
싸인옆에 날아가는 별.
이것이 삶의 순간순간의 위트와 예술이다. 난 그때 아주 충격을 받았다.
뭔가 머리를 쿵! 하고 친것처럼 생각의 전환이 급속도로 이루어져서
예술이라는것이 지금까지 생각한바와 같이 저 높이 거창하게 있는것이어서
함부로 근접할 수 없는 범위의것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
'생각되었다'는 맞지 않는 표현일지 모르지만 그때의 상황으로 봐서는 맞는 표현이다.
그때부터 생활속의 위트와 예술을 내 친구로 삼았지만.... 그 자식.. 꽤 덤덤한 친구다.

영화를 보고난 후 가희의 집이 어딘지 궁금했다.
맨 위층에 아주 큰 욕탕이 있고 비스듬한 한 면을 온통 차지한 창으로 햇살이 들어오던 집.
사람들은 거의 같은것을 궁금해 하는것 같다.
이미 같은 질문이 엠파스에 있다. 압구정에 있는 사진 스튜디오.

또 한가지 주의깊게 본것이 있다.
한석규의 배.
배가 하나도 안나왔다. 그 예전 내 배도 그렇게 미끈한적이 있었다.
점점 나오기 시작한 배는 이제 어찌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도 운동좀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운동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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