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단상

따리의 No3 G.H. / 외국의 한국식당을 대하는 여행자의 자세

by 함피 2004. 7. 20.

 

따리의 No3 G.H. / 외국의 한인식당을 대하는 여행자의 자세


따리, 정확히 따리의 꾸청은 정리가 잘 된 장난감 마을 같은 느낌이다.

거리는 운치있게 돌로 포장되어 있고 예쁜 가게들과 까페가 줄지어 서 있다.

아침이 시작되면 서서히 중국 현지인 관광객들이 거리를 메우기 시작하고

그곳의 소수민족인 백족이 하얀 전통의상을 입고, 깃발을 들고 가이드를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No3 게스트하우스, 서울식당이 각종 기념품가게와 까페들이 즐비한 골목의 가운데에 있다.

식당안쪽으로 숙소가 있고 그 옆으로 작은 정원이 있는 소박한 곳이다.

한가한 날이면 작은 잔디밭을 주인장이 소일거리 삼아 관리 하곤한다.

낯선 타지에서 자리 잡는것이 쉽지는 않을텐데 이렇게 여행자들의 쉼터를 만들어 놓은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여행을 하면서 한국식당이나 숙소를 발견하면 무척 반가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몇가지 얘기하고 싶은것이 있다. (어디까지나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업소에 한하지만,)

 

1) 외국에 있는 한국식당이라고해서 특별히 환영을 한다거나 반겨줄거란 생각은 하지 말자.

타지를 돌아다니다가 태극기가 그려진 한국식당을 보면 반가운 마음이 생긴다.

들어서면 일제히 환영의 인사를 할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은 한국식당에 들어선다고 해서 - 타지를 떠돌아 다니다 한국인을 못본지 몇 개월이 됐다고 해도-

특별히 환영을 받고 인사를 주고 받을거란 생각을 해서는 낙심 천만일 것이다.

그저 한국내에서 동네 식당에 들어섰을때와 크게 다르지는 않겠거니 생각해야한다.

보통 큰 기대를 품고 한국식당에 들어섰다가 덤덤한 주인의 태도를 대하고 나서 나중에 인터넷에 올린다.

" - 어디어디에 한국식당 가지마세요! 불친절해요! "

그러나 정말 불친절한 것인가 다시 생각해보자.

단지 자신의 기대만큼 주인이 환영을 해주지 않았고 이런 타지에서 한국인을 보았는데 그저 덤덤한 태도에 화가 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기대일뿐이며. 자신이 한국인을 보고 싶고 반가워하고 싶을뿐이다.
한국식당의 주인은 늘 한국인을 보면서 살고 있고 그곳의 다른 손님들도 그저 손님일뿐이다.

자신이 한국인을 보기를 원하고, 반가워하고 싶다면 들어서면서 여기저기 한국인들에게 인사하고 말을 걸어보자.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그곳에 있는 다른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아마 가장 실망할곳은 식당이나 한국인 업소 보다는 대사관일 것이다.

어려운 문제가 있어 대사관을 찾아가서 펄럭이는 태극기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쉰다면

아마 몇분 후 실망과 왠지모를 억울함의 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2) 한국식당이나 숙소는 여행정보센터가 아니다.

가끔 한국인업소에 와서 여행정보만을 얻어가려는 배낭여행자를 보게 된다.

물론 여행정보도 주고 받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지만 거기엔 관계형성의 밑받침이 있다.

불쑥 나타나 다른 준비는 없이 한국인업소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려하고

여행정보와 기타 편의사항들을 당연한 듯 받으려 하는건 아무래도 좀 무리가 있다.

 

3) 한국인 업소를 부담스러워 하지 말자.

적은 예산으로 가난하게 여행하는 여행자들이라면 한국음식 가격이 약간은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한국인 업소에(가보고 싶어도) 찾아가기 꺼려 할 필요는 없다.

업소에는 분명 한국인이 있을 것이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서로의 여행얘기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여행의 큰 즐거움중의 하나는 분명히 "만남" 이다.

배낭여행 업소에서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한국식당에 꼭 밥을 먹겠다는 또는 꼭 먹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오는 그 둘 다 바보다."

 

어찌됐든 여행이야 각자가 알아서 할 몫이고..

온갖 어려움을 딛고 세계각지에서 자리를 잡은 한국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