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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유람

양평 남이섬 삼악산

by 함피 200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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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_01_29

남이섬과 삼악산을 향해 출발이다.

강변북로를 타고 가던중 형수한테 전화가 왔다. 내일이 내 생일이란다.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깜박잊고 있었다.

어떠어떠한 날, 무슨무슨day 하는것에 무심해진지 오래라 생일도 그다지 별 다른 감흥이 없다.

어쨋든 같이 가는 럽타이님과 진경씨한테 내일이 내 생일이라고 말했더니 축하한다고 한다.

 
곧 시골같은 풍경이 나타나서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시골촌놈이라 시골스런 모습만 보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가는길에 처음 들른곳은 실학의 체계를 완성한 대학자이자 문필가, 예술가였던 정약용선생의 기념관이다. 훌륭하신 분이지만 역시 이분도 모함을 많이 받았다.

우리 주변을 봐도 모함은 어디에나 있다. 정다운 마음, 다정한 행동은 곧 자신이 약자임을 인정하는것이며 약자임을 인정하는 즉시 옆에서는 나를 밟고 올라선다.

그렇기 때문에 눈을 부릅뜬채 사나운 마음으로 약자가 아님을 보여줘야 하며 자신이 약자임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정치적인 계산과 의도적이고 과장된 행동등이 난무 한다.

서울시내에서 운전중 양보를 하면 그 보답은 양보를 받는것이 아니라 지루한 기다림 뿐이며 원망스런 뒷차의 경적소리 뿐이다.

이런것들을 볼때면 매우 슬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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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약용선생 기념관 가까운곳에 두물머리라는곳이 있는데 두개의 물,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곳이다.

언 강물위에 눈이 하얗게 쌓여있어서 광활한 눈밭을 이루고 있었다. 눈이 쌓인 얼음눈밭을 거니는데 갑자기 아래에서 구구궁~ 하는 소리가 난다.

이런 얼음 갈라지는 소리가 나는것은 얼음이 단단하다는 증거라고 어디서 들은듯한데도 겁이나서 다리를 벌리고 위태로운 자세를 잡고는 서서 똥싼폼이 되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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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이섬을 향해 다시 발길을 돌린다.

남이섬엔 아직도 욘사마의 자취를 찾아 온 일본 아줌마들의 기념촬영이 진행중이었으며 화려한 색상의 오리털 파카를 입은 대만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었고 아주 추운 날씨가 세 국적의 우리 모두를 떨게 만들었으며 그 와중에도 우리는 사진찍기 놀이로 나름대로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섬을 떠났다.


삼겹살과 가평의 명물 잣막걸리를 사서 숙소에 들었다.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다가는 어느새 잠들었는지도 모르고 아침을 맞이했다. 늦게까지 따듯한 바닥에서 뒹굴다가 삼악산을 오른다. 삼악산 입구는 양쪽이 절벽으로 되어 있어서 꽤나 운치가 있다. 주변에 쌓인 눈은 많았지만 등산로는 다 녹아 있어서 오르는데에는 어려움이 없다. 언제부터인지 산에 오르는것이 즐거워졌는데 이렇게 놀이하듯 서서히 오르는것이라서 그런것 이고 아마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치열하게 높은산을 오르는것이라면 오르기도 전에 제풀에 힘겨워했을지도 모르겠다. 정상에 오르니 춘천시내와 의암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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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춘천에 친구도 많았었고 원주에서 그리 멀지도 않아서 옆동네 드나들듯 자주 다녔다. 예전의 추억은 거의가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있다. 그리 아름답지 않은 추억이라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살짝 눈이 쌓이듯 덮혀지게 된다. 그렇다고 춘천에서의 기억중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것은 아니다. 모두 아름다운 추억들이다.

소양호 뒷쪽의 언덕에 있는 휴게소, 허름한식당의 막국수, 명동의 닭갈비, 비만 오면 술을 먹는다는 우주회에서의 이름모를 술집들...... 예전에 함께 춘천 골목을 누비던 그 우주회 회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려오는길에는 흥국사 옆에 있는 허름한 식당에서 막걸리와 파전을 먹으며 잠시 쉬었다.

깊은 산중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중이라면 산중인데 이런곳에서 이렇게 식당을 차리게 된 히스토리가 궁금했다. 난 항상 이런 쓸데없는것이 문득 궁금해지곤 한다.

이제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다. 2월 중순즈음 시간을 만들어 다시 서울근교에 가기로하고 피곤한 몸을 차에 싣는다.


ham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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