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팔도유람

비따라 발길따라, 태백, 정선, 단양

by 함피 2007. 9. 16.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 오는 날 출발이다.
우중여행은 묘한 매력이 있다.

백사장으로 밀려오는 파도에 첫발을 담그기 꺼려지지만 한번

발이 젖으면 파도에 쫓기면서 백사장을 첨벙거리며 노는 기분이 되어 버린다.


횡계에 도착해 도루묵찌개로 여행 기분을 낸다.


 

저녁때 출발하여 일단 횡계에서 일박한다.

적당히 낡고 푸근함이 느껴지는 로컬식당을 찾아 들어간다. 낯선 곳에 와서 음식을 먹고 술도 한잔 하다보면 여행의 기분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첫날 ‘여행 기분내기’는 보통 밤 늦도록 이어진다.

그리곤 낯선 잠자리에 들어 천정을 바라보면 어쩐지 자기자신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일상생활에서의 시공의 리듬보다 급격히 빨라진 공간의 이동에 대한 부작용일지도 모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허리를 도는 비안개와 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 예쁘다
 

물살이 세서 물파편이 수증기처럼 올라온다
 


다음날도 비가 적당히 오고있다.


이번엔 ‘재해투어’라고나 할까?

산중턱에 걸친 비안개와 아래 펼쳐진 시골마을이 아름다웠다.

가는길은 온통 수해로 인한 공사중이었고 그 옆으로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여기저기에서 폭포처럼 쏫아졌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폐광전 열차의 종착역이었던 구절리역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절리역에서 아우라지역까지 탈 수 있는 레일바이크.

중간에 철길건널목도 있는데 이것들이 지나칠땐 차량 통행을 막는다
 정선 주변의 폐광촌은 그 막막함이 사람들을 매료시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우라지역엔 여름치모양의 그럴 듯한 음식점을 차려놓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직도 진짜

이런 디딜방아를 사용하는지 몰랐다.
레일바이크 옆에서 하시는 걸 보니 전시용일지도...


 

과거 구절리역은 석탄을 싫은 화물차가 바삐 오갔을테지만 지금은 폐광산촌의 쓸쓸함이 남았을뿐이다.


버려지다시피한 기차역에 지금은 레일바이크라는 상품을 개발해 놓았다.

관광객들은 구절리에서 아우라지역까지 페달을 밟으며 옛 기찻길의 사연을 담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선아리랑의

발원지

아우라지.


두 갈래의 물이 만나는곳을 아우라지라고 한다.
아우라지는 정선아리랑의 발원지.

두 갈래의 물길이 한군데로 모여 어우러진다는 의미다.
그곳에 서있는 정자, 여송정에 서면 아리랑이 절로 나올 것 같다.
오늘은 태백으로 건너가 일박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태백 언덕위에 배추밭이 있고 그 정상엔

풍력 발전용 바람개비가 돌고있다.


 

오늘도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안개가 자욱이 낀 길을 따라올라 풍력발전용 바람개비 앞에 서니 그 분위기가 묘하다.

비 오는 날의 매력은 이런 것이다.

모든 것들을 흑백사진처럼 만든다.


뭔지모를 아련한 그리움을 품고 있으며 미명을 남긴채 져 버린 태양의 쓸쓸함이 묻어 있는 흑백사진.

태백에서 열리는 해바라기

축제에 가보려 했지만 연일 계속된 비에 해바라기들은 모두 고개를 숙였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번엔 단양으로 가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드라마 촬영지를 멋지게 지어놓은 온달 관광지

'연개소문'을 찍은곳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온달 관광지에선 현재 태왕사신기 촬영중
 

연개소문을 촬영했던 단양의 온달 관광지에선 태왕사신기를 찍고 있다.
세트를 아주 잘 만들어 놓았다.

비가 비가 그친 틈을 타 온달산성에 올랐다.

상쾌한 숲 내음을 맡으며 20여분 오르니 산성이 나오고 밑으로 주변 산세와 마을이 한눈에 펼쳐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온달산성에 오르면 주변을 한눈에 내려볼 수 있다



산을 내려와 온달동굴로 향했다.

그 동안의 동굴 체험으로 미루어 보아 동굴은 나에게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느꼈다.

‘나는 절대로 동굴을 좋아하지 않으며 매우 싫어하고 무서워 하기까지한다.’ 

아무래도 패쇄공포증인것 같다.

이제부턴 동굴에 절대 들어가지 않을 테다.

아무런 감흥이 없다. 빨리 나가고만 싶어진다. 환한 입구가 보이면 그제서야 마음이 놓인다.

이번엔 단양에서 일박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양은 쏘가리 매운탕이 유명하다.

그러나 이 글을 본 사람은 도시의 강변 옆으로 죽 늘어선 대형 식당에는 제발 가지 말지어다.
 



날이 쾌청하다.

그동안 온 비에 공기와 자연이 깨끗하게 씻겨나갔다.
비가 오지 않으니 왠지 섭섭하기까지 하다.


단양에 왔으니 팔경은 다 못보더라도 대략 둘러봐야겠다.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이 자주 찾았다는 도담삼봉.
세개의 봉우리가 강 가운데에 솟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도담삼봉



고려말 한학자 우탁이 사인의 벼슬에 있을 때 늘 휴양하였다는 사인암.
강변에 병풍 치듯 솟아 있다.

선암계곡의 물길따라 이어지는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단양 주변에는 볼 것들이 참 많구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인암


이제 돌아갈 때가 되었다.
제천을 거쳐 서울로 향한다.

비는 그쳤고 여행도 끝났다.

그러나 오는 길, 뉴스에선 다음에 올 태풍 소식이 전해지고 있었다.


 


2007. 09. 16.  민병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