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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유람

풍성한 가을여행 - 서천,정읍,담양

by 함피 2007. 10. 17.



금요일 저녁, 열명의 떼가 밤길을 달렸다.
도착한 곳은 충남 서천.
홍원항에서 전어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사실 전어보다 대하가 더 좋다.
충남지역 소주는 '숲 속에서 맑을 린'
지방에 갈 때마다 그 지방 소주를 마시고
그 지방의 먹거리를 맛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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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이 밝았다.
여행 첫날에 맞는 아침은 하루의 시작이라는
'아침'에 대한 감격이 새롭다.
늘 맞이하는 아침과는 달라서일 게다.


서천에서 가까운 신성리의 갈대밭으로 향한다.
금강 하구에 있는 10만여 평의 넓은 부지에
사람 키보다 더 큰 갈대가 빼곡하게 자라 있다.
‘JSA’에서 이병헌이 오줌 싸던 곳이다.
제방도로에서 내려다 보는 드넓은 갈대밭이
바람에 춤추며 사각사각 가을을 얘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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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사이 나 있는 갈대밭 길을 따라 산책을 해본다.
그런데 갈대와 억새는 어떻게 다른지 의견이 분분하다.
어떻게 다를까?
예쁜것은 억새이고 갈대는 억새보다 예쁘지 않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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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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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일단 인터넷을 찾아봤다.
갈대와 억새는 똑같은 벼과로
그 구별이 그닥 쉽지 않으며 둘 다 가을에 개화한다.
억새는 잎이 날카로워 손에 상처를 입기 쉬우며
흰색의 잎맥이 있다. / 갈대는 잎맥이 없다.
억새는 줄기속이 차 있고 갈대는 줄기속이 비었다.
억새는 자주빛을 띤 황갈색 또는 은빛이고
갈대는 갈색이다.

대충 이정도가 갈대와 억새가 다른점이다.
말하자면 사촌지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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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길을 달려 전북 고창의 안현 돋음볕 마을로 향한다.
아담한 시골마을인데 마을 담장에는 실제 이 곳에 사는 사람들을 모델로 한
정겨운 얼굴과 예쁜 꽃들이 그려져 있다.
수확한 벼를 널어 말리는 정겨운 시골마을이다.
(밥 한그릇 만드는게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맛있는 밥. 감사히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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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근처엔 지천으로 피어있는 국화꽃이 유명하지만
국화는 아직 피지 않았다.
가을이 깊어가는데…
그래도 시골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 너울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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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정읍 산외면의 한우마을.
오늘 저녁은 맛있는 한우를 먹는다.
역시 ‘특1급’ 한우 등심이 최고!!
한 근에 3만원인데 품질을 생각한다면 그닥 비싼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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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아침이 밝았다.
무척 맑은 날이다.
숙소로 쓴 여진의 시골집 앞에는 독립운동을 했던 백정기 의사 기념관이 있다.
향을 피웠다.
방명록에는 ‘남기고 싶은 말’ 빈칸이 있었다.
무엇을 쓸 수 있을까
사실 난 백정기 의사에 대해 지금 막 들어 봤을 뿐인데……
‘고맙습니다’ 라고 썼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립을 위해 몸을 바쳤던 많은 분들에게
그저 ‘고맙습니다’라는 말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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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읍시 산내면에서는 구절초 축제가 열리고 있다.
넓은 경사면에 구절초가 지천으로 피어 있어 너무 예쁘다.
구절초는 우리가 흔히 들국화라고 부르는 여러 국화종류의 하나.
예부터 음력 9월9일에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치료와 예방을 위한
약재로 썼다고 하여 구절초(九折草)라 불린다고 한다.
눈의 기쁨과 몸의 건강을 위해 피어났구나 구절초.
너에게도 고맙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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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메타쎄콰이어 가로수 길을 달려 담양으로 향한다.
담양 못 미친 곳에 대나무 숲이 있다.
대나무를 보자 일본 시골에서 보았던
바람과 함께 춤추던 대나무 숲이 생각났다.
바람에 흐느적대는 대나무 숲을 멀찍이 서서 본일이 있는가?
무척 감동적이다.
정말 감동적이다.
자전거로 시골길을 달리다가 멍청히 서서 그 모습을 지켜 봤었다.
나중에는 디카의 비디오로 찍기까지 했었는데……
그러나 오늘은 바람이 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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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군데 더 들른 후에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시간이 늦었다.
다시 밤길을 달려 서울로 향한다.
이번 주말은 자연과 함께 하여
가슴속이 아름다운 가을날의 자연으로 풍성해진 느낌이다.
가을 아닌가……
가을.


민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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