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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기196

2010년 12월 19일 일요일 채 눈을 뜨기 전에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제 왔었지만 만나지 못해 아침에 전화를 한것이다. 나름 원주에서는 동물병원 원장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고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는 친구인데 나를 만나면 내 생활이 부럽다고 얘기를 하는 친구다. 무엇이 부럽다는것일까. 그 친구의 생활을 겉으로 보자면 안정된 수입구조와 화목한지 어떠지는 모르지만 단란해 보이는 가족과 함께 부족할 게 없는 생활을 하는 친구인데...... 그 친구는 내가 자유롭게 사는것 같아 부럽다고 한다. 과연 자유롭게 사는 게 무엇인가 하는것을 그 친구랑 따져보면 별 특별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단지 자신과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것에 대해 막연한 호감이 있는것 같다. 그런데 그 호감이라는것이 단순히 별 볼일없는 호기심에 불과해서 세상에 존재하.. 2010. 12. 19.
2010년 12월 18일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침낭 사이로 얼굴을 내놓은 주변으로 살얼음이 얼어있다. 탁자를 펴 놓은 텐트에서는 어젯밤에 맺힌 물방울이 흘러 고드름이 생겼고 물통속의 물까지 꽁꽁 얼어있다. 어젯밤 남은 밥을 끓여 대충 식사를 하고 캠핑장비를 걷는다. 햇빛 좋은 날이다. 집에 돌아와 아직 마르지 않은 텐트를 말리고 코펠도 닦고 야외용 탁자도 닦고 몸도 닦는다. 추운곳에서 지내다 오니 정리할 일이 많이 생긴다. 다행히 따듯하고 햇빛이 좋아 모든것은 잘 말랐다. 모든것을 정리한 후 침대에 누워보니 역시 내 침대가 세상에서 가장 편하고 좋구나 하고 생각한다. 아마 그런 생각을 각인시킬 수 있어 캠핑이 좋은것일 수도 있다. 2010. 12. 18.
2010년 12월 17일 금요일 캠핑을 가기로 한 날이다. 의정부 옆 경기도 양주 씨알농장 이라는곳이다. 근래에 들어 다섯번째 캠핑이다. 도심과 멀지 않아 오가기가 수월한데 반해 자연속에서의 캠핑이라는 맛이 조금 떨어진다. 물론 텐트 사이트에는 숲과 나무가 있긴 아지만 저 멀리 아파트까지 보인다. 캠핑장에 도착하니 발자국하나 찍히지 않은 눈밭이 펼쳐져 있다. 적당한 자리를 잡아 눈을 쓸어내고 침실용 작은 텐트를 쳤다. 장도사와 한상도 각자 침실용 작은 텐트를 치니 올망졸망 텐트촌이 되었다. 한상은 호주에 다녀온 여독이 남아있을텐데 달려와 주어 고맙다. 리빙쉘이 있으면 좋겠지만 리빙쉘을 장만하게 되면 석유난로도 준비해야하고 또 구색을 맞추려 전기선도 사야하고 침대도 사야 하는 등 이것저것 귀찮은것들이 많이 생기니 아쉬운대로 조그마한 보조.. 2010. 12. 18.
2010년 12월 16일 목요일 6인실 도미토리가 깨끗이 비워졌다. 게스트가 없는 빈 침대를 보니 작년 10월 처음 오픈 한 후 막막한 시간을 보냈던 때가 생각난다. 그리고 처음 게스트를 맞아 돈받는것이 쑥스러웠던 손. 이제는 돈을 받으면서도 손이 그닥 쑥스러워하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의 리뷰 중에 손님의 안녕보다 손님의 돈에 더 관심이 많은것 같다고하는 리뷰를 본적이 있는데 내가 정말 그러했던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어찌보면 맞는말이기도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었을텐데 하고 생각한다. 그런 리뷰가 올라간것은 분명 나의 책임이지만 마음이 아프다. 세계 여러나라의 문화와 언어와 생활양식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의 취향을 다 맞추지는 못하지만 좀 더 친절히 대하고 정을 나누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나도 감정을 가진 사람인지라 모든 게스트에게 정.. 2010. 12. 17.
2010년 12월 15일 수요일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서서히 추워지는가보다 했었는데 갑자기 추위가 그 기세를 드러냈다. 잽으로 슬슬 펀치를 날리다 한방 시원하게 날리는 기분이다. 한방 맞은 다음에 아! 진짜 겨울은 겨울이구나! 한다. 추우니 따듯한 집에 박혀 책을 읽는다. 지금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 에 며칠간 푹 빠져 살고 있다. 하루키는 세속적인 재미와 뭔가 숨겨진것 같은 의미, 재치있는 은유와 알기쉬운 표현 등을 잘 배합하고 섞어서 소설을 쓰는것 같다. 2010. 12. 16.
2010년 12월 14일 화요일 김종욱찾기 라는 영화를 보았다. 어느정도 유치하고 어느정도 웃기고 어느정도 재밌다. 중요한것은 india. 인도가 살짝 나온다. 글이나 영화 등 어떤 형태로든 인도를 접하게 되면 마음 속 구석에 있던 한 부분이 살살 아려 온다. "도대체 무엇때문에 10년이 지나도록 못있는거죠? 공기 냄새 사람 모든것을 못잊는데요" 인도를 여행 해 보면 안다. 10년이 지나도 확실히 잊지 못한다. 그곳 인도. 영화에서는 조드푸르가 나온다. 물론 마헤랑가르포트도 나온다. 10년이 지나도 확실히 잊지 못한다. 2010. 12. 15.
2010년 12월 13일 월요일 냉장고가 비어가고 있어 몇주일동안 먹을 식량을 사러 마트에 다녀왔다. 날씨는 완전히 흐려있었다. 단순히 흐린것이 아니라 지상의 모든것으로부터 색을 빼앗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눈 앞의 모든것들이 흑백으로 보였다. 분명 보이는것들에는 색이라는것이 있긴 하지만 왠지 흑백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흑백영화를 보면서도 어느정도 색을 가늠할 수 있는것 같이. 집에 돌아와 며칠전 권이 주고간 피아노 음악 CD를 틀었다.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분명 소리가 나니까 음악이라고 부르는것인데 조용하다고 느끼는것은 또 무엇일까. 음악은 주변의 흑백에 엷은 수채화를 입히듯 색을 입혔다. 조용하게. 아주 엷어서 눈에 확 띠지는 않지만 분명 색이라고 부를 수 있는것이 조금씩 퍼져나가서 주변을 채색하고.. 2010. 12. 13.
2010년 12월 12월 일요일 지금까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사겼다. 처음엔 그냥 게스트로써 만난 후 단골이 되고 만나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친하게 된다. 단골이 되는 게스트는 주로 지방에 사는 영어선생들이다. 제라와 존은 처음으로 친구가 된 영어선생들이다. 둘 다 각각 강원도 산골의 조그만 초등학교에서 영어선생을 하는데 2주에 한번씩은 서울에 올라와 저녁이면 함께 맥주를 마시곤 했다. 그러나 존은 얼마전에 무료한 시골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 와서 첩첩산중 산골에 배정받아 영어를 가르치는것이 어떤것일까 생각해보았다. 말도 전혀 통하지 않고 친구도 전혀 사귀지 못하는 산골에서의 단 한명 외국인. 많은것들이 본인 생각하기에, 행동하기에 다른것이겠지만 아무튼 좀 쓸쓸하고 .. 2010. 12. 12.
2010년 12월 11일 토요일 저녁때 프리사운드에서 럼파티가 있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 환호, 소리치는듯한 얘기소리, 라이브뮤직이 끊기지 않았다. 나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나는 가끔, 아주 가끔 주변의 소란스런 즐거움에 융화되지 못하고 물이 되어 지하로 스윽 스며드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 다음엔 주변의 소리들은 웅웅대는 저 건너편의 소음이 될 뿐이다. 나는 주위와 분리된다. 마치 물 위에 떨어진 기름 방울, 기름에 떨어진 물 한방울처럼. 2010. 12. 12.
2010년 12월 10일 금요일 여기 현실이 있고 그리고 또 다른 세계가 있다. 그것이 상상속 세상이든 영靈 적인 세상이든. 누구나 꿈을 꾼다. 꿈은 단지 꿈일 뿐! 이라고도 말 할 수 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것 역시 내가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세상이다. 내 속에 잠재되어 있는 무의식의 세상은 가끔 놀랄만큼 정교하고 기발하며 또 가끔은 아주 현실적이다. 예전에는 영적 세상을 다녀온적이 있었다. 그 세상이 어떤가 하면 한마디로 환상적이다. 도저히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아 그곳에 계속 살 수만 있다면...... 그런데 현실과 그쪽 세상의 경계선을 넘다들 때 아주 고통스럽다.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는 현실세계로 잠깐 돌아와야하는데 그게 너무 고통스럽다. 아 현실로 돌아오는 일 없이 계속 그곳에서 살 수 있다면....... 아 그러나 현.. 2010. 12. 10.
2010년 12월 9일 목요일 가끔 내 생활에 있어서의 활동반경에 대해 생각해 본다. 말할것도 없이 무척 좁다. 컴플레인도 아니고 자책도 아닌 그냥 사실의 인정이다. 사실의 인지, 인정에서 많은 일들이 시작되니까. 그러다고해서 활동반경을 넓힐 생각도 뭐 딱히 드는것도 아닌데. 소셜네트워크라는 영화를 봤다. 내가 페이스북을 하기 시작한게 2008년이었다.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배우고 있었는데 게스트들이 페이스북에서 죙일 시간을 보내곤 했다. 사람들은 끈임없이 친구들과(그 누구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을 하고 싶은가보다 하고 생각했었다. 내가 여행다닐때는 모두들 hotmail 에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 그레이프가든하우스에서 게스트들이 컴퓨터를 키면 바로 페이스북에 접속하고 페이스북에서 시간을 보낸다. 생각해보면 참 신기한 일이다... 2010. 12. 9.
2010년 12월 8일 수요일 어쩌다 게스트하우스 앞에 있다보면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가끔 게스트하우스를 기웃거린다. 크리스마스 트리용 전구를 달아 놓은 다음에는 더욱 그런것 같다. 예쁘다고 하며 마당까지 들어와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곳이 도대체 뭐하는곳인가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몇번은 마당에 있는데 까페가 아닌가 하여 들어와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트리용 전구가 반짝이고 있는 가운데 눈이 내리니 왠지 그럴싸 해 보인다. 낮에 잠깐 눈이 내리더니 저녁이 되니 또다시 함박눈이 내렸다. 본격적인 눈은 이번이 처음인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따듯해서인지 쌓이지는 않는다. 뉴스를 보니 청소년 인권 에세이 공모전에서 한 여고생이 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런데 그 여고생은 지금의 인권위는 상을 줄 자격이 없다며 대상을 거부했다. 와우! 대상으로.. 2010. 12. 8.
2010년 12월 7일 화요일 나는 책 읽는데에 문제가 있다. 자세히 말하자면 책 읽기에 문제가 있는것이 아니라 책 읽는 자세에 문제가 있다. 모범생같이 책상 앞에 앉아 얌전히 책을 읽을 수 없다. 모범생이었던적도 없고 오랫동안 책상앞에 앉아 공부를 한적도 없는데다 그런 자세는 뭔가 너무 본격적이고 도덕적이다. 침대나 쇼파에 엎드려 읽으면 처음엔 꽤 편하지만 10분도 안되서 허리가 아파온다. 어깻죽지도 아프다. 머리를 들고 책과 거리를 유지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옆으로 누워 손으로 머리를 받친 자세로 읽다보면 목이 아파온다. 불편한것도 불편한거지만 무엇보다 평형계에 문제가 있다. 수평을 유지하지 않아 불편하다. 아마 몸과 뇌는 항상 어느정도 수평을 유지해야 편안한것 같다. 그래서 수평유지가 힘든 배를 타면 멀미를 하는걸까? 결.. 2010. 12. 8.
2010년 12월 6일 월요일 파울로 코엘료의 11분, 요시모토 바나나의 암리타를 거쳐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로 진행중이다. 나의 독서 생활은. 지난주에 디지털TV로 전환하여 채널이 많아지고 나니 독서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대신 다큐와 영화, 채널돌리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TV가 꼭 나쁜것만은 아니지만 오래 보다보면 좀 멍청해지는것 같기도 하다. 아무래도 읽으면서 회전하는 뇌와 영상을 보면서 회전하는 뇌의 성질이 다른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요즈음 게스트하우스는 게스트도 몇명 안되는데다 모두 조용조용한지라 텅 빈듯이 조용하다. 2010. 12. 7.
2010년 12월 5일 일요일 '긴급출동 911' 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었다. 미국 프로그램인데 곤경에 처한 사람을 911 이 긴급출동하여 돕는 내용이다. 한창 그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자 우리나라도 '긴급구조 119'라는 TV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급박한 상황에도 119 구조대원들이 믿음직스럽게 대처해나간다. TV를 보며 엠뷸런스 타 볼 기회가 평생에 한번쯤은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다. 있다. 새벽 두시쯤 피터가 갑자기 머리가 터질것 같다고 한다. 곧 죽을것 같단다. 엠뷸런스를 불렀다. 새벽이라 거리에 차가 별로 없어 사이렌은 울리지 않았다. - 피터는 그게 불만이었다. 한강성심병원 응급실에 가서 진찰을 받았다. 그러는중에 피터 친구들이 왔고 피터도 조금 진정 되었다. 엠뷸런스 얘기가 나왔는데 미국에서 엠뷸런스를 부르면 최소한 100.. 2010. 12. 6.
2010년 12월 4일 토요일 몇일전에 망가졌던 마후라를 갈았다. 연결부위가 삭아서 뚝 잘라져있었다. 10만원이나 한다. 점점 이 똥차에 돈이 들기 시작할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혜영과 '2층의 악당'이라는 영화를 봤다. 스케일이 큰 영화는 아니지만 꽤 재미있었다. 한석규가 연기를 참 잘한다. 토요일인데 방이 모두 차지 않았다. 근래에 들어서는 처음이다. 연평도사태의 영향도 조금 있었고 아무래도 역시 비수기인 것이다. 따듯한 정종이 땡기는 계절의 비수기이다. 차차 나아지리라 믿는다. 2010. 12. 5.
2010년 12월 3일 금요일 오늘 시끌시끌한 바에서 여러 친구들과 맥주를 마셨다. 트래비스와 철학을 얘기하고 문화를 얘기하고 여행을 얘기했다. 그리고 난 문득 영화 아바타와 여행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영화 아바타에서 전체적인 의미 등등은 모두 배제하고 단지 일부분을 보자. 제이크가 링크되어 나리족과 생활하면서 점점 그 세계에 빠져들게 된다. 그리고 링크에서 깨어나며 모든것이 반대가 됐다고 한다. 그쪽이 현실이 되고 이쪽은 꿈이됐다. 그리고 결국에는 나리족의 세상을 선택하게 되는데 다른 얘기로 하자면 인간세상을 버려야 하며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것을 뜻한다. 내가 제이크였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했다. 자기가 20년 이상 살아왔던 그 세상을 버리고 다른 세상을 선택할 수 있을까? 아마 그리 쉬운일은 아닐것이다. 여행은 일상을 잠시.. 2010. 12. 4.
2010년 12월 2일 목요일 오랜만에 프리사운드. 맥주. 2010. 12. 3.
2010년 12월 1일 수요일 12월이 시작됐다. 날짜를 쓸 때 11 이라고 썼다가 지우고 12 라고 다시 쓴다. 올 한해 잘 보냈는지 생각해 본다. 개인적으로는 뭐 특별하달것도 없었고 별 탈도 없이 잘 지내왔다. 캠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차 소리가 좀 이상하다 싶더니 경주용차 같이 부우웅 하며 엔진소리가 크게 난다. 마후라 어딘가에 금이간듯하다. 집에 도착할 때 쯤에는 급기야 따다다다 하고 마후라 관끼리 부딛히는 소리가 난다. 별 이상없다면 소리야 어찌됐든 계속 이대로 타고 싶다. 오늘은 새벽부터 안개가 진하게 끼어 걷힐줄을 모른다. 2010. 12. 1.
2010년 11월 30일 화요일 11월의 마지막날이구나. 캠핑을 떠났다. 남양주시 조안면에 있는 깊은산속옹달샘 이라는 캠핑장이다. 시설은 볼품이 없다. 이렇다할 개수대도 없고 온수는 언감생심 생각할 수도 없다. 냉수도 산속에서 내려오는 물인듯 졸졸 흐르는데다 가끔 불순물도 함께 나오곤 한다. 화장실도 물론 열악한 시설이다. 그러나 내가 마음에 든 것은 산속, 깊은 계곡을 끼고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캠핑사이트가 구석구석 층을지어 마련되어 있었다. 넓은 자리에 착착 줄을 그어 주차장과 텐트치는 자리가 마련된, 시설은 좋지만 어찌보면 아파트와 비슷한 느낌의 캠핑장보다는 이런곳이 낫다. 진정한 자연속에 들어와 캠핑하는 느낌이 든다. 캠핑장을 훑어본 후 가장 괜찮아 보이는 자리에 짐을 풀고 텐트를 쳤다. 주중캠핑이니만큼 물론 다른 .. 2010. 12. 1.
2010년 11월 29일 월요일 조용하게 머물고 있던 일본인 게스트가 체크아웃 했다. 일본에서 온 게스트들은 항상 조용조용 있는듯 없는듯 지내다가 간다. 방도 깨끗하다. 문화도 거의 비슷해서 별 어려움이 없다. 보통 게스트들이 방 쓰는것을 보면 일단 3명 정도가 되면 지저분하다. 2명과 3명, 1명 차이인데도 그 차이가 확연하다. 2명이면 일단 조심하게 되는데 3명부터는 뭔가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행동도 어느정도 대담하여 수줍어하지 않는다. 어떠한 군중심리가 3명부터 적용되는것 같다. 거기다가 여자3명이 한 방에 머물렀을때는 꽤 지저분하다. 각종 쇼핑백과 옷에 붙어있던 태그, 비닐종이, 머리카락 등이 여기저기 구석구석 널려있다. 말이 나왔으니 나라별로 그 특징을 얘기해 보자면 독일인들은 대체로 조용한 성격이다. 낯을 가린다고 해야할까?.. 2010. 11. 30.
2010년 11월 28일 일요일 연평도 사태가 난 후 취소 및 NoShow가 세건 있었다. 이해 못하는것도 아니다. 가끔 사람들이 인도에 대해 나에게 묻는다. 혼자 인도를 여행하면 위험하지 않느냐는것이다. 사람들은 인도가 위험한 나라라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이방인에게 위험하지 않은곳이 어디 한군데인들 있을까? 그러나 최소한 인도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사람을 만난적은 없다. 물론 도둑은 있다. 유럽을 여행한 사람중에는 강도를 당했다는 사람을 꽤 만났다. 그래서 난 인도보다 유럽이 더 위험한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도 1년6개월을 다니면서 강도를 당하거나 몸이 위험하다거나 한적은 없었다. 도둑은 한번 맞은적 있지만. (아! 기관총테러를 당한적은 있으나 잠무,카시미르지역이 원래 그런지역이다. 내 발로 그런곳에 기어간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2010. 11. 29.
2010년 11월 27일 토요일 집에 들어오니 아침 7시다. 아직까지 체력이 어느정도는 받쳐주니 다행이다. 저녁때 상화,테리아,혜영을 만났다. 일찍이 밀란쿤데라가 말하길; 추락의 유혹이 현기증이다. 아래를 보면서 현기증을 느낀다는것, 추락의 유혹이 없으면 현기증도 나지 않는다. 글쎄, 맞는것 같기도 한 말이다. 네팔 포카라에 가면 페와호수에서 보트를 빌려 탄다. 한번은 보트를 타고 있는데 비바람이 심하게 불어 파도가 일었다. 수면에서 보트의 높이는 채 10Cm가 되지 않는데 보트가 마구 흔드렸다. 보트가 곧 뒤집어 질것처럼 아슬아슬했다. 무서웠다. 나는 이때 호수로 뛰어들고 싶은 유혹이 일었다. 마치 줄을 타듯 불안해서, 줄 위의 아슬아슬함에서 빨리 어떻게든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그때의 그 유혹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런 유혹을 밀란.. 2010. 11. 29.
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정원에 가지치기를 했다. 그런데 가지치기 일하시는 분이 설치해 놓은 트리용 전구까지 싹둑 잘라버렸다. 설치한지 하루만에. 아.. 나이드신분이 일하시는데 뭐라고 할 수도 없고. ...... 오늘 학생의 교사폭행이 메타블로그에서 이슈가 됐다. 얼마전 학교체벌이 금지 됐다지. 나는 학교체벌 금지를 완전 찬성한다. 체벌이 폭력을 이끌어낸다. 우리나라 사람이 처음 폭력을 체험하는곳이 학교다. 학교체벌로부터 폭력에 대해 배운다.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학교체벌을 없애면 된다. 군대폭력을 없애려면 학교체벌을 없애면 된다. 학교체벌이 없어지니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다지. 하나의 과정이다. 부작용이라 말하지만 거쳐야만 하는 과정이다. 그 폭행을 누구한테서 배운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상대를 이해시키고 따르게 만드는 방법이 체.. 2010. 11. 26.
2010년 11월 25일 목요일 일주일전에 설치해 준다던 디지털TV 셋탑박스를 오늘 와서 설치해 줬다. 3개월간 무료. 이후엔 월 만칠천여원이다. 채널이 좀 늘어났고 HD 도 역시 늘어났다. 캐치온에서 "줄리&줄리아" 라는 영화를 보았다. 아주아주 재미있는 영화다. 줄리아는 실존 인물로 미국에서 프랑스 요리책을 낸 후 TV에도 요리강습 등으로 출연했는데 목소리가 특이하고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꽤 유명했던 인물이다. 전설의 프렌치 쉐프라고 불린다. 한편 줄리는 줄리아의 요리책에 나온 524개의 모든 요리를 1년 안에 만들며 블로그에 그 과정을 기록한다. 줄리도 실존인물인지는 모르겠다. (영화 끝부분에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영화는 줄리아-과거, 줄리-현대를 오가며 진행되는데 요리와 함께 그들의 생활 (우리들의 삶, 인생)이 잔잔.. 2010. 11. 25.
2010년 11월 24일 수요일 현관등에서 선을 빼 멀티탭을 달고 기다란 크리스마스 트리용 등을 정원에 장식했다. 정문에서 현관이 이르는 길이 반짝반짝 빛난다. 정원이 좀 더 포근해진것 같은 느낌이 난다. 2010년도 어느새 거의 지나가고 있구나!!!!!! 2010. 11. 24.
2010년 11월 23일 화요일 인터넷과 TV를 보지 않아 늦은 밤이 되서야 연평도 사태를 알게 되었다. 북에서 포탄이 날아와 해병대 2명이 전사했다. 마음이 아프다. 아무잘못도 없는 젊은이 2명이 갑자기 날아온 포탄에 뭐가 뭔지도 모른채 전사했을것이다. 전쟁은 이런것이다.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다. 아무런 영문도 모른채 피해를 당한다. 쉽게 전쟁을 얘기하고 쉽게 전쟁놀이, 게임을 하곤 하지만 전쟁이란 이렇게 무자비한 것이다. 채 피어나지도 못한 젊은이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도대체 왜 죽어야 하는걸까. 인도의 잠무 기차역에서 테러를 목격한적이 있었다. 플랫폼에 있을 때 불꽃놀이 소리가 나는가 싶더니 주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어딘가에 총을 맞은 사람들이 사지를 뒤틀며 비명을 지르고 그 와중에도 기관총은 무자비하게 계속 사람들을 .. 2010. 11. 23.
2010년 11월 22일 월요일 영국 TV프로그램 중에 심리실험을 통해 인간을 좀 더 잘 알아보는 시간이 있다. 그 중 교육에 관한 실험이 있었는데 이것은 꽤나 뜻밖이었다. A그룹은 다정다감하게 몸에 해로운 음식과 건강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대화하듯 부드럽게 수업을 진행했다. B그룹은 조금 딱딱하고 강압적인 분위기로 해로운 음식과 건강한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일방적인 지시와 전달의 형태로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이 끝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골목 끝에는 무료 시식코너가 있었는데 음식들은 모두 수업에 나온 해로운 음식들 이었다. A그룹은 모두 시식코너를 외면한 반면 B그룹은 모두 음식을 하나씩 챙겼다. 지시와 전달, 강압적인 분위기는 반감만 살 뿐 절대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는 실험 내용이었다. 몇일 전 있었던 수능일에.. 2010. 11. 22.
2010년 11월 21일 일요일 오후 늦게까지 낮잠을 자다 일어나 문득 원주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 이사한 집에 아직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다.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들자 휘영청 밝은 달이 둥그렇게 떠 있었다. 음력은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보름달 같다. 안개가 희미하게 끼어있어 달 빛을 알맞게 분산시켜주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자는 분위기가 될 때 즈음 다시 돌아왔다. 돌아 올 때엔 달이 보이지 않았다. 편안한 안식처 같은 고향이 있고 언제든 갈 수 있어 좋다. 서울은 뭔가 삶의 전쟁터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전쟁터에서 정신없는 전쟁을 치르고 포근한 고향의 품에 안겨 잠시 안정을 되 찾지만 전쟁터라곤 해도 소소한 일상이 있는 서울로 돌아와 삶을 치러낸다. 2010. 11. 22.
2010년 11월 20일 토요일 어찌저찌 휴식일이 되었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게스트하우스에 공중전화 설치를 심각하게 생각해 봤는데 역시 뭔가 복잡한 게 많고 돈도 많이 들어 포기. 그냥 인터넷 전화기를 이용하여 공중전화처럼 활용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도 가까이 오고 있고 대문부터 현관까지 너무 어둡고 하여 트리용 전구로 장식을 하기로 했다. 대문부터 현관까지의 통로와 마당의 포도나무 덩쿨을 트리용 전구로 장식 예정이다. 그러기 위해 현관등에서 전선을 뽑아 콘센트를 만들어야 한다. 내일. 2010.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