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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by 함피 2004.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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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보고난 후 왠지 기분이 찜찜한 영화였다.
그렇게되도록 유도된 영화일수도 있다.
내가 영화에 대해선 잘 모르지만 영화는 잘 만든것 같다.
수시로 웃게 만드는 요소들, 재미있는 인물들... - 나는 서점주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름다움, 기이함, 어리석음 그리고 비극 등 세상의 모순들에 대해
잔인할 만큼 냉정하고 조금도 감상적이지 않은 시선"  
물론 영화로써, 영화의 기법으로써 나쁠건 없다.
그러나 그런 잘 만든것과는 별개로 보고난 후 찜찜한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밝혀두지만 나는 (아마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다고 생각한다)
장애인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이나 장애인한테는 아무튼 친절하게 대해 줘야한다거나 하는
그런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별하여 생각하지는 않는편이다.
그냥 똑같은 사람.. 사람 그 자체일뿐이다.
비장애인과 다르다는것은 인정하고 그냥 그 다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하반신불구인 조제, 그리고 그야말로 멀쩡한 청년 츠네오.
둘이 사랑을 시작한다.
남녀가 만나 사랑하게 되는것은 아주 자연스러운것이다.
그러다가 헤어지게 되는것도 그다지 이상할것은 없다.
그러나 그것이 불평등의 조건에서 그렇게 된다는것이 보기에 편하지 않은것이다.
사랑이 식었다거나 헤어질만한 사건이 있는것이 아니고 단지 츠네오가 지쳤기 때문이다.
이해는 가지만 무척 언짢다.

청년이 일하는 업소의 사장과 그의 개처럼 불평등하다.
사람과 개를 비유하는것이 아니라 관계를 비유하는것이다.
관계에 있어서의 모든 권한은 개 주인인 사장한테 있기 때문에
개를 더이상 좋아하지않게 되더라도... 그래서 다른사람에게 줘 버리더라도
그 관계에 있어서 개의 권한은 없다.

어릴때부터 정상적인 교육도 시키지 않고 장애인이기 때문에
(할머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장애인인 주제에) 일반인과 똑같이 사는것을 허락하지 않는
할머니를 통해 장애인의 인권보호를 역설하고 있는것인지는 몰라도
할머니의 조제에 대한 그런 생각도 불편했다.

세상의 온갖 모순들은 어쩔 수 없는것들이겠지만
사실 무척 화가난다.
점점 더 그런 모순들에 무감각이 되어가는 세상, 사람들 - 이것은 무척 불만이다.
그러나 분명히 아름다운 모습이 피어나는곳도  이 세상이기에
밝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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