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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1998~사는날)/2017. 7 카자흐스탄,키르기즈스탄

이식쿨호수를 거쳐....

by 함피 2017. 8. 9.

 

 

 

 

 

이식쿨호수로 향한다.

택시를 탔다.

물론 사람들이 꽉 찰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Shared Taxi 다.

그런데 여행자들에게 알려져 있어 가봐야겠다고 하는 포인트가 없는게 문제였다.

딱히 어느지점을 가야겠다는 계획이 없으니 그냥 우리가 보고 정하기로 했다.

다행히 비쉬켁으로 향하는 도로가 계속 호숫가 도로다.

이식쿨호수 남쪽을 따라 2시간을 넘게 달리다가

그나마 숙소와 식당이 있을것같은곳에 무작정 내려달라고 했다.

지도에 보니 Kaji say 라는곳이다.

시끌벅적한 호숫가 관광지가 없을까 했었는데 최소한 호수 남쪽에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없다.

대충 방을 잡았다.

옆방에는 비쉬켁과 시베리아에서 왔다는 사람들이 앞 파라솔에서 보드카를 마시며 웃고 떠든다.

시베리아에서 왔다는 남자는 키가 어마어마하게 크다.

단추를 모두 풀어헤친 남방을 걸치고 맥주를 든채

웃으며 얘기하는데 입 또한 놀랍도록 크다.

그를 보면 왠지 과연 시베리아는 넓겠구나 하고 연상된다.

그 남자는 마치 어떤 영화에서나 보던 캐릭터다.

- 어디서 왔어? 묻는다

- Korea

- 평양?

- 아니아니 그건 북쪽이고 난 남쪽 서울!

- 아... 쎄울..

말이 잘 통하진 않으니 이런저런 얘기 살짝 주고 받다가 즐거운하루 보내~ 한다.

 

 

 

이식쿨 호수

이식쿨호수는 세계에서 몇번째로 크다고 하더니 과연 끝이 안보인다.

살짝 맛을 봤는데 짜다.

바다만큼 짜진 않지만 확실히 짜다.

바다만큼 크진 않지만 확실히 큰것과 마찬가지로.

흐리고 서늘한 날씨라 수영은 못하고, 철지난 한국 해수욕장의 분위기 비슷함을 느끼며 호숫가를 거닐어본다.

오른쪽으로는 끝없는 수평선,  앞으로는 넓디넓은 호수건너 살짝 높은 산이 보인다.

뒤로는 자잘한 붉은색 협곡들이 이어져있었다.

꽤 차분한 분위기의 이식쿨호수는 매우 큰 만큼, 넉넉한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

별 생각없이 쉬기에는 아주 좋다!

그 얘기는 뭐 좀 썰렁하다는 말도 된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제일 짠 오징어 안주에 10도짜리 맥주를 마시며 저녁을 보낸다.

 

 

키르기즈스탄 시골마을의 한 식당

 

비쉬켁으로 돌아와선 숙소에서  일본 젊은이를 만났는데 무엇보다 배드민턴인이다!

 

꼭 서울에 와서 우리 클럽에서 한게임 치자고 기약없는 약속을 했다.

장기 여행중인 70대 일본 할아버지도 만났다.

오토바이를 타고 중앙아시아를 여행한단다.

많은 나이에 나보다 훨씬 젊은 삶을 살고있는 젊은이?를 보니 좀 부끄러워진다.

125cc 짜리 오토바이에 작은 배낭 하나 걸치고 중앙아시아의 끝이 없을것 같은 삭막한 길을 달리는걸 연상해보면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이 든다.

 

내가 예전에 장기여행 다닐때 생각도 많이 난다.

무모하고 대책없고 막무가내에다가 가상한 용기를 내뿜으며 홀로 수많은 역경을 견디며 몇푼의 돈을 든채 세계 여기저기를 헤집고 다녔던 20대 말.

이제 그런 용기는 없다.

 

 

카자흐, 키르기즈,

이동네 장거리 버스의 단골 풍경.

 

 

 

키르기즈스탄에서 카자흐스탄 가는길은 올때와 마찬가지로 꽤 덥고 건조한 미니버스 여행이었다.

국경통과는 올때보다 훨씬 빨랐다.

국경을 넘어와보니 이미 버스가 대기중.

오랜만이야 알마티!

재밌었고 자연경관이 훌륭했던 여행이었다!

다시 돌아간다.. 일상으로!

 

 

 

카자흐스탄-키르기즈스탄 국경,

걸어서 도장 쿵쿵 받아 국경을 넘어 다시 버스에 오른다.

 

 

 

세련된 알마티 백화점

도스틱 플라자(Dostyk plaza)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다.

 

 

고마웠어!

 

2017. 7. 2. ~ 2017.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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