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7일 촛불문화제가 과격시위의 양상을 띄기 시작했다.
전경버스를 끌어내고 버스에 올라 선동하는것까지는
어떤 상징적인 대항으로 봐 줄만 하다.
그러나 쇠파이프가 등장하는 등 경찰을 향한
직접적이고 적대적인 폭력이 등장한다면
이제 그것은 더이상 묵인되거나 호응 받을 수 없다.

여러가지 얘기가 있다.

시민들이 충돌이 있기전 김밥과 쵸코파이, 물, 오이 등을
전경들에게 건네주며 예전의 그 여유를 잃지 않고 있었는데
전경들은 오히려 먼저 침을 밷고, 계란, 물병, 심지어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말려들면 안된다.
폭력에 폭력으로 맞선다면 그들과 다를 바 없다.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경찰의 프락치라는 말도 있다.
여러가지 증거가 될만한 사진들이 이미 여러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
사실이라면 폭력이 있을 때 시민은 오히려 몇발짝 뒤로 빠져 비폭력을 외쳐야 한다.
물론 현장에 있다보면 머리끝까지 치밀어오르는 분노와
피 끓는 혈기에 폭력에 동참하고 싶어지기도 하지만
촛불문화제가 전국민적 MT가 되고
새로운 문화의 한자리로 차지하기까지
끝내 유머와 비폭력을 잃지 않고 지키지 않았나.

전경이 버스위에 올라오면
개인기! 개인기!

해산하라고 방송을 하면
노래해! 노래해!

물대포를 쏘면
온수! 온수!

경찰의 사진 불법 채증에는
V! V!


심각한 상황에서도 유머와 비폭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너도알고 나도아는 당연한 사실과 상황을
여러 꼼수로 비켜 나가고 속이려 드는 2mb측에 대한
도덕적 우월성이었다.
옳음에 대한 당당함이었고 거짓에 대한 조롱이었다.

그러나 여기에서 폭력이 이어지면
도덕적 우월성도 옳음에 대한 당당함도 없어진다.
국민들의 동조도 없어진다.

6월10일에는 100만 시민 촛불집회가 열린다.
이때는 제발 예전과 같은 유머와 여유를 잃지 말고
당당한 마음 계속 지킬 수 있는
그런 집회가 됐으면 하는 바램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05:25

새벽이 밝았다.

목이 터지는 구호와 노랫소리로 새벽을 맞았다.

 

05:42

사직터널에서부터 시민들을 몰고 온 경찰들이

경복궁 앞에서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그 앞으로 전경들이 줄을 지어 시민들을 몰고 있었다.

시민들은 물대포를 몸으로 막아내지만

힘 없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06:07

물대포를 앞세운 경찰들은 빠르게 앞으로 진격하며 시위대를 분산시켰고

전경들이 대열을 이루어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전경들이(특공대?) 몽둥이와 방패로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한 시민은 몽둥이에 머리를 맞아 구십도로 몸을 꺽으며 쓰러졌다.

 

앞으로 진격한 경찰들을 향해 골목과 인도로 빠졌던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아비규환이었다.

그러나 더 많은 병력이 뒤에서 몰려들었다.

 

사방에 물폭탄이 몰아쳤다.

 

심장이 뛰었다.

시민들은 여기저기로 좇겼다.
 

어느새 시민들을 인도와 안국역쪽으로 밀어낸 전경들이 인도 앞에 진을 쳤다.

시민들이 전경앞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가 섰다.

전경들도 물에 젖었다.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고

그들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전경들은 생각보다 어렸다.

앞에서 항의하는 시민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이리저리 상관의 명령에 쩔쩔매며 왔다갔다 했다.

 

시민들이 여기 비었다며 조롱을 하고

그럴때 마다 상관은 대열을 맞출것을 명령했다.

시민들은 물에 젖은 몸이었지만

땀이 흘렀다.

이대로 힘없이 밀릴 수 밖에 없음에 안타까워 했다.

장벽은 높았다.

우리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장벽은 높지만 희망을 잃지말아야 한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거다.

 

일부는 인사동으로 밀리며 시위를 계속 했고

일부는 광화문 사거리로 발길을 돌렸다.

 

시청 앞 광장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제 부터 다시 시작이다.



 



 

23:11

경복궁 옆 삼청동길을 막고 있는 전경과 대치하며

우리들의 함성은 더욱 높아졌다.

 

경복궁 앞을 시민들이 가득 메웠다.

시위 중 일부는 효자동쪽이 뚫렸다며 그쪽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그 와중에 사과탄인지 소화기분말인지 하얀가루가 경찰측에서 뿜어져 나왔다.

눈이 따가왔다.

 

그러나 기죽지 않았다.

시위가 계속 되면서 날씨가 점점 추워졌지만

그 열기는 절대 식지 않았다.

 

23:46

예비군부대도 도착했다.

오와 열을 맞춘 예비군들은 지쳐가는 시민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01:05

한무리의 전경들이 삼청동 반대편길에서 다가왔다.

여기저기 지친 몸을 잠시 쉬고 있던 시민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었고

그들을 포위하며 물러나라고 경고 했다.

 

갑작스레 시민들에게 포위된 전경들은 꼬리를 감추듯

뒤로 발길을 돌려 물러났고

우리들은 환호 했다.

 


01:29

전경버스 앞에서 태극기가 어두운 새벽을 밝히며 펄럭였고

어디선가 애국가가 선창되었다.

모두 함께 간절한 마음으로 애국가를 불렀다.

시민들의 눈에선 눈물이 흘렀다.

 

한차례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으며 자리를 지켰다.

주먹을 치켜들며 구호를 외쳤고

애국가를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01:42

경찰은 다시 물대포를 쏘았다.

그러나 시민들이 방어할 수 있는 것이란

대형 태극기와 얇은 비닐뿐,

날아오는 물대포를 그대로 맞으면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전경버스 위에 있던 한 시민은 바로 위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대포를 맞고

훅~ 하고 촛불이 꺼지듯 내동댕이 쳐 쓰러졌다.

 

우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지만

폭력경찰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비폭력을 외쳤다.

 

아이는 지쳤고 아빠는 아이를 안았다.

 

02:51

시위대의 규모를 파악하러 온것인지

안국역쪽으로 향하기 위해 온것인지

검은색 경찰차가 경복궁 앞에서 다가왔다.

 

이를 본 시민들은 순식간에 경찰차를 포위했다.

흥분한 시민들은 주먹으로 차를 두드렸고

한쪽에선 비폭력을 외쳤다.

 

차에는 겁에 질린 의경 한명만이 타고 있을 뿐.

흥분한 몇몇은 차에 달려들었지만

별 사고 없이 차를 돌려보냈다.

 

비폭력은 물리적으로 아무런 힘이 없기도 하지만

우리는 자발적으로 비폭력을 외치며 스스로에게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03:10

전경버스 앞의 구호는 멈추지 않고

물대포를 맞은 시민들이 여기저기 불을 피우며 옷을 말렸다.

 

 

부모와 함께 나온 어린아이가 지쳐 불 옆에서 잠시 설잠을 잔다.

어른들도 지쳐 고개를 숙인다. 

불 옆에서 몸을 녹인 시민들은 다시 전경버스 앞으로 모이고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시민들은 잠시 불 옆으로 몸을 옮긴다.

 

그러나 단 한번도 구호와 노랫소리가 끊기지 않았다.



04:10

중국집 배달부가 나타났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환호했다.

 

누군가 추위와 배고픔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짬뽕을 시켰다.

배고픈 사람들은 누구든 먹으라고 했다.

 

십만원이 훨씬 넘는 돈을 지불한 시민은

이름이 무엇인가 묻는 기자에게

그냥 한 시민일 뿐이라고 답할 뿐이었다.

04:37

어린아이와 함께 온 아빠는

집이 수원이라 가지도 못한다며

함께 온밤을 꼬박세웠고

아이는 지쳐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서 잠이 들었다.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새벽을 맞이했다.

 

누구는 쵸코파이를 사서 나누었고

누구는 우유와 빵을 사서 나누었다.

여기저기서 필요한것들을 자발적으로 사서 날랐다.

의료봉사대는 마른옷을 준비해 물대포에 젖은 시민들이 갈아 입을 수 있도록 했다.

 

그렇게 새벽이 밝아오고 있었다.

 

 

 

계속..


17:41

날씨 좋고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다.

 

유모차를 끌고 종로로 나온 시민들은 평화롭게 인도를 줄지어 걸으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어둠의 대한민국,  밝혀지기를...

 

20:34

시청앞 광장에 시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손에손에 촛불들고 대한민국의 어둠을 밝히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 반대 깃발이 서울하늘에 펄럭인다.

 

시청앞 광장은 우리들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국민기만, 서민말살

이명박을 탄핵하라.

 

꼬마들도 엄마아빠와 함께 한다.

 

21:33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이 서울 시내를 걸으며 목소리를 높인다.

한갈래는 조선호텔을 왼쪽에 끼고 행진을 시작했고

한갈래는 남대문쪽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삼삼오오 짝을 이루고 즐겁게 대화를 하기도 하고

목소리를 높여 구호를 외치기도 한다.

 

행진은 종각 4거리를 지나 청와대로 향하고 있다.

경찰들이 이곳을 막지 않은것이 의아했다.

 

22:20

안국역에서 청와대로 향하는 길에 전경버스가 길을 가로 막고 있다.

길이 막히자 목소리를 더욱 힘차게 외친다.

 

댐에 물이 차듯

행진을 하던 시민들이 전경버스 앞으로 속속 도착한다.

 

전경버스 위에서는 고등학생을 비롯한 3명의 시민이

전경쪽을 향해 절을 하며 뜻을 전했고

다른 시민들이 그들을 만류하며 버스에서 내려보냈다.

절을 하던 시민들은 다리가 풀려 버스에서 내려오는것조차 힘들어 했다.

 

이명박은 퇴진하라

협상무효 고시철회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갔다. 

 


11:05

전경버스를 흔들기도 하고 사다리를 타고 버스에 오르는 등

시민들의 시위열기가 갈수록 더해졌다.

 

그러던 중 길이 뚤렸다는 고함소리가 앞쪽에서 터져나왔다.

버스 뒤에서 진을 치고 있던 전경들이

시민들에 밀려 삼청동쪽으로 이동하고

댐이 터지듯 환호를 외치며 시민들이 달려갔다.

경복궁 옆 삼청돌길에 다시 전경버스가 진을 치고 있었다.

 

경복궁 앞과 삼청동 입구를 가득메운

시민들의 목소리는 더욱 더 커져갔다.

분명 청와대에서도 우리들의 함성이 크게 들렸을것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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