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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단상

바라나시의 주방장

by 함피 2002. 9. 16.

98년 5월. 바라나시에 갔다.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 샨티 게스트하우스!! 와 똑같은 이름이었지만 사실 짝퉁 샨티였다.
(한국인들이 많이 묵는곳은 강을 보고 왼쪽(북쪽)에 있다)
가짜! 이긴 하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샨티 게스트하우스!
그 곳엔 옥상에 식당이 있는데 그 식당의 주방장 이름이 "저런" 이었다.
식사를 할 때마다 저런~ 저 저~  하면서 놀려주곤 했다.

"저런"은 음식도 잘 만들고 양도 많이 줘서 정말 좋았는데 특히 라면을 한국식으로 잘 만들었다.
한국인은 매운걸 좋아한다며 알아서 맵게 만들어주고
함께 주방에 들어가서 음식 같이 만들고 그랬지.

그런데 저런은 항상 여자얘기 하기를 좋아하고 그 숙소 주변의 집들을 보며
저 집엔 몇 명이 있고 저 집엔 누가 있으며 등등 그런 얘기를 하며 다 자기의 여자친구라고 한다.
하루는 혼자 옥상에 있다가 옆집 옥상에 올라온 처녀와 얘기를 했는데 학교에 다닌다고 하더라.
이름도 얘기했는데 그건 까먹었구..
나중에 저런한테 옆집 아가씨 하고 얘기를 했다고 했더니 깜짝 놀라드라구...  저런은 사실 그 여자와
얘기한번 나눠보지 못했던거야.

그곳에서 몇일 보낸 후
그와 헤어지고 네팔로 떠났다..


그 후... 1년 후
99년 7월에 다시 바라나시를 찾았다.
숙소는 쿠미코하우스를 잡았지만 샨티 G.H. 의 "저런"이 생각나서 라면을 먹으러 샨티로 갔지..
근데 주방장이 저런이 아니고 다른 사람인거야..
그래서 저런은 어디갔냐고 물으니 캘커타에 있다고 하더군.
바로 옆집의 아가씨와 결혼을 해서 캘커타에 산다고 하는거야.   크헉~
얘기한번 못해보고 여자친구라고 뻥을 치던 그가
정말 그녀와 결혼을 했다는것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더라구.
알콩달콩 잘 살겠지...?  후후..

그건 그렇고.. 새로운 주방장은 음식도 못만들고.... 양도 너무 적게 줘서....  너무 실망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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