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읽고보고

<영화> 스패니쉬 아파트먼트

by 함피 2003. 12. 30.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의 다른 평 들은 제처두고,

내가 팔자좋게 여행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가혜 생각이 났고 도미토리 생각이 났다.

가혜는 한국 국적을 가진 일본인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그런 한국인을 가끔 만나게 된다.

여권은 한국여권, 사람은 일본사람.

한국여권으로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국말은 하지 못하고,

그러니까 한국 국적의 일본인.

가혜는 일본에서 자라면서 일본인으로 취급받지 못하는 서러움을 많이 당하고 살았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동남아 노동자들이 당하는것 같은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았으리라 생각된다.

아무튼 그녀는 가혜다.

네팔의 카트만두에서 또 다른 일본인 친구인 아야꼬와 날이 새도록 웃고 떠들며

놀았던 그 밤이 생각난다.

그 전이나 그 후에도 몇번 만났을테지만 그 때 밖에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들은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얘기를 했었는데 그녀들은 내 어눌한 일본어를 갖고

자기들끼리 웃고 난리가 났었다.

서로 각자 자기자리로 돌아온 다음에도 가혜는 여행을 멈추지 않고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의 맨하탄에서 몇개월 살았었는데 그때 "스패니쉬 아파트먼트" 처럼

6명정도의 사람들과 한 아파트에서 살았다.

이제 막 시작하는 예술가들로 구성된 집단이였는데

그 아파트메이트들의 방들을 얘기했고 특히 한명은 베란다가 그의 방이라고 메일을 보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음에 그녀는 남미를 여행하고 그리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그 다음엔 연락이 끊겨서 아직까지 그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도미토리.

어디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무튼 여러국적의 여러명들과 함께 지내면서 영화에서처럼 냉장고의 각 부분을 차지했던 기억이 난다.

각자의 칸에 이름은 써놓지 않았지만 각자의 "영역침범금지"라는 무언의 법칙을 서로 존중 했었다.

기회가 되면 모여서 다국적 문화를 나누던 그때.... 그 여행시절.


영화의 주인공 "자비에"는 자국인 프랑스에 돌아와서 그와같은 "에라스무스" 교환학생들을 보고

에라스무스? 하며 묻는다. 거기엔 아무뜻도 없지만

아마 자신의 예전 에라스무스 시절을 자신에게 되물어 그 시절을 그리워 했을것이다.

온갖 국적의 문화가 짬뽕된 그 여행시절 같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