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에피소드가 아니고 가슴 아픈 이야기 입니다. 가끔씩 한국인이 미워질 때가 있습니다. 98년 5월 말 쯤에 전 다르질링에 1주일정도 머물렀습니다. 그곳에서 20대 중반의 한 티벳여자를 만났죠. 그 여자는 티벳인들이 모여사는 티벳탄 난민촌에 살고 있었는데 아파트 처럼 되어있는 그 작은집은 (집 이라기보단 방) 한 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방 하나를 주방과 침실등으로 모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 좁은 곳에서 그래도 손님이 왔다고 고기도 구워 내주고 과자도 주더군요. 다르질링에서 30대 중반의 한 한국인 남자를 만났답니다. 만나서 어찌어찌 사귀게 되어 한국으로 같이 가서 살게 되었습니다. 맨처음엔 그 남자가 잘해주더니 조금 지나더니 술 마시고 집에만 들어오면 구타를 했습니다. 근처에 그 남자의 결혼한 누나가 살고 있어서 낮엔 그 누나집에 가서 하소연을 했지만 영어를 모르는 그 누나와 말이 잘 통하지 않았고 때리는 것은 안 누나는 조금 참으면서 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술 만 마시고 들어오면 구타가 이어지기 때문에 더 이상 그곳에서 살 수가 없었습니다. 견디다못한 그녀가 잠시 친정에 다녀오겠다고 하고 이곳 다르질링으로 왔고 지금 현재가 2달 정도 지난것입니다. 이제 한국으로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 그녀는 영문편지를 하나 내밀더니 나보고 한글로 옮겨적어 달라고 하더군요. 그 편지 내용은 더 이상 한국에서 당신과 함께 살 수 없고 헤어져야겠다. 나는 미국의 친척한테 간다.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편지를 한글로 옮겨 적으며 제 자신이 부끄럽고 미안해서 어찌할 줄을 모르겠더라구요. 하지만 그녀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잊어버리기로 한 모양으로 슬퍼하거나 후회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하진 않았습니다. 한국인을 보면 싫어할 것 같았는데 친절하게 대해주고요.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기 자신뿐 아니라 한국을 욕되게 하는 이런 일은요. 199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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