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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5월31일 꺼지지 않는 촛불 밤을 세워 밝히다 (3)

by 함피 2008. 6. 1.

 

 

05:25

새벽이 밝았다.

목이 터지는 구호와 노랫소리로 새벽을 맞았다.

 

05:42

사직터널에서부터 시민들을 몰고 온 경찰들이

경복궁 앞에서 물대포를 쏘기 시작했다.

 

그 앞으로 전경들이 줄을 지어 시민들을 몰고 있었다.

시민들은 물대포를 몸으로 막아내지만

힘 없이 뒤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06:07

물대포를 앞세운 경찰들은 빠르게 앞으로 진격하며 시위대를 분산시켰고

전경들이 대열을 이루어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전경들이(특공대?) 몽둥이와 방패로 무차별 폭력을 가했다.

한 시민은 몽둥이에 머리를 맞아 구십도로 몸을 꺽으며 쓰러졌다.

 

앞으로 진격한 경찰들을 향해 골목과 인도로 빠졌던 시민들이 몰려 들었다.

아비규환이었다.

그러나 더 많은 병력이 뒤에서 몰려들었다.

 

사방에 물폭탄이 몰아쳤다.

 

심장이 뛰었다.

시민들은 여기저기로 좇겼다.
 

어느새 시민들을 인도와 안국역쪽으로 밀어낸 전경들이 인도 앞에 진을 쳤다.

시민들이 전경앞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가 섰다.

전경들도 물에 젖었다.

어느정도 안정을 되찾고

그들의 얼굴을 가까이에서 보니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전경들은 생각보다 어렸다.

앞에서 항의하는 시민들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이리저리 상관의 명령에 쩔쩔매며 왔다갔다 했다.

 

시민들이 여기 비었다며 조롱을 하고

그럴때 마다 상관은 대열을 맞출것을 명령했다.

시민들은 물에 젖은 몸이었지만

땀이 흘렀다.

이대로 힘없이 밀릴 수 밖에 없음에 안타까워 했다.

장벽은 높았다.

우리가 넘어야 할 장벽이다.

장벽은 높지만 희망을 잃지말아야 한다.

희망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거다.

 

일부는 인사동으로 밀리며 시위를 계속 했고

일부는 광화문 사거리로 발길을 돌렸다.

 

시청 앞 광장에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이제 부터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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