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팔도유람

아무튼 흥분이 있는곳 '과천 경마장'

by 함피 2003. 6. 2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일어나니 오랜만에 햇빛이 비추고 있다.
계속 장마비가 오더니 하늘을 말끔히 청소하고 아주 파란 하늘과
깨끗한 공기를 선사하고 있다.
멀리까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후배와 경마장으로 향했다
경마장 옆엔 공원도 있고하니 그냥 놀러가자는 의미에서다
둘다 경마장은 처음이고 도박을 해보자는 마음은 전혀 없다.

경마장가는길은 멀었다.
철도 파업 때문에 오래도록 지하철을 기다려야했던 이유도 있다.
경마장역에 내려 출구로 나서니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출구를 나서는 사람들에게 경마지를 1000원에 파는 사람들이
질러대는 소리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경마장 입구로 들어서자 또 소리치는 사람이 있다.
안되는줄 알면서 왜그랬을까~
할레루야~
안되요 안돼~
망하는 지름길입니다~


한 젊은이가 경마장으로 향하는 사람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자신도 예전에 경마를 해서 많은 돈을 날렸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되는줄 알면서 나도 한번 돈을 걸어보았다.
4번-1000원, 9번-500원,  12번-500원.
그냥 손 가는대로 3개를 1등으로 찍었다.
경마장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손에 경마잡지 한권쯤은 꼭 들려있고 컴퓨터용 수성 싸인펜도 들려있다.
데이트를 왔는지 커플들과 나들이 나온 가족들도 꽤 있었다.
개중엔 꾼 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경마장에서 국수를 시켜 먹으면서 베팅에 열중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엔 경마장 여기저기를 다니며 분위기를 익혔다.
마권을 어떻게 사는 것인가.. 베팅 종류는 뭐가 있나..
머 잘 알지 못하니 그냥 1등을 맞추는 걸로 조금 걸어 보았다.
경주가 어떻게 시작되는가 하면

우선 경주마가 트렉에 나오기전에 사람들이 가까이 볼 수 있도록
미니 트렉에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곧 트렉에 나서서 트렉을 역방향으로 한 바퀴 서서히 돈 다음 출발선에 선다.
그리고 마권 사는 것이 마감되고 문이 열리고 경주가 시작되는것이다.
경마가 시작되고 도착점이 가까워지면 사람들이 일제히 환호한다.
5번! 5번!, 7번 7번!! 이야~~
자신이 찍은 말이 1등을 하라고 소리치는 것이다.
내가 찍은 9번말이 1등을 했다. 야호~
배당액을 보니 1.3배.  돈 보다도 3개를 찍어 1등을 맞혔다는게 어디냐 ^^
마권을 카운터에 주니 650원을 준다.
ㅎㅎ~ 그래도 2000원을 다 날리진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전광판에 사람들이 마권을 산 액수가 나오는데 30억이 넘는다.
헉~ 1회 경마에 30억이면.. 도대체 하루에 얼마냐...
30분마다 한번 경마를 하니...
과천시가 세입의 절반을 경마장에서 벌고, 재정자립도 전국 1위 라는말이 실감난다.

날이 덥고 햇빛이 뜨거워 공원을 다녀보려던건 취소하고
그냥 경마장주위를 배회했는데 인공폭포앞의 두 엉덩이가 인상 깊었다.

경마장을 나올 때 경마장입구에서 돌아가라고 소리치던 아저씨는
이제그만 지쳤는지 주저앉아서 조그마한 소리로 외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안되요~ 돌아가세요~
안되는줄 알면서 왜그랬을까~~

여간해서는 안되는줄 다들 알꺼라고 생각이 되는데...
왜 경마에 빠져 돈을 다 날렸단 사람들도 생기고
왜 이렇게 오늘도 경마장에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적될까..?
나처럼 몇백원을 장난 삼아 걸고 해보다가 재미가 들리면 그렇게 될까?
사람들을 보니 1회때마다 보통 몇만원씩 걸고 수표를 들고 나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세상은 아직도 내가 모르는 일들로 가득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3. 06. 28. 토요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