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절주절

현대판 전족, 하이힐

by 함피 2008. 9. 2.

현대판 전족, 하이힐

출근길 지하철을 타고 무가지를 읽고 있으면 하이힐을 신은 여자들이 내 앞에 서곤 한다.
하나 같이 발등에 핏줄이 서 있고 엄지 발가락과 새끼 발가락이 가운데로 오므라져 고통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중국의 전족이 떠 올랐다.
흔히 전족은 고대 중국의 악습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전족이 자리잡게 된 이유를 보자면 현대 우리 사회에 하이힐이 보편화 된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전족은 무희가 작은 연꽃반에서 하얀 천으로 감싼 발을 곧추세워 춤을 춘 것이 시작이었다. -하이힐을 신은 모습과 다를바가 없다-
그것을 예쁘게 보았던 상류사회의 여자들이(상류사회의 남자들이 예쁘게 봤기 때문에) 따라하게 되었고 곧 그것은 서서히 일반적인 여성의 미로써 퍼져나가게 되었다.
작은 발뿐만 아니라 전족을 신고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만으로도 남성들에게 성적 매력을 풍기게 해 주었다.
전족을 하지 않은 여성은 혼인에도 문제가 있었고 (그 시대)사회적 미의 기준에도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족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만주족이 청 왕조를 세운 후에는 전족을 법으로 금지하기도 했지만 많은 여자들은 법을 따르기 보단 사회지배적인 미의 기준을 기꺼이 따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현대 여성들이 불편하긴 하지만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하이힐을 기꺼이 신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발끝이 뾰족한 하이힐 때문에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이 안쪽으로 휜 발을 갖는 것과 (고대 중국의 악습인) 전족으로 기형처럼 변한 고대 중국여자들의 발과 무엇이 다를까?
남여평등의(그렇게 외치는) 시대에 패션의 굴레에 속하는가 또는 패션을 창출하는가는 이제 여성들 스스로에게 달린 것이 아닐까……


'주절주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항선홍 부산 감독 전격 방문!!!  (0) 2009.01.28
My way  (0) 2008.12.25
우주의 본성  (0) 2008.10.15
아침 운동  (0) 2008.09.06
당신은 날 울리는 땡벌  (0) 2008.09.03
벌초  (0) 2008.09.01
카메라의 추억  (0) 2008.08.30
사는건 그렇게 호락호락한건 아니지  (0) 2008.08.27
080808  (0) 2008.08.09
그 총각  (2) 2008.08.07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