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구여행(1998~사는날)/2015.1 태국,라오스

내일 떠야겠다... 방콕.

by 함피 2014. 12. 8.

쇼핑에 완전 빠졌다.
대단한건 아니고 그래봐야 길거리쇼핑이다.
쇼핑이라기보단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아주 심플한 옷가지를 몇개 사는정도.
마음에 드는 하늘하늘한 천의 윗도리와 이번엔 바지까지 샀다.
이런저런데를 찾아봤지만 한국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것들이다.
게다가 개당 5천원 정도의 착하디 착한 가격.
그러나 한국에서도 계속 입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외국을 다니다보면 정말 좋아 샀는데 한국에 돌아가면
그 즉시 그것들이 후줄근해 보이고 하찮아보이기까지 한 경우가 많았다.
이상한 일이다.

 

아침 쇼핑 후 밥을 먹고나니 그때부터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쬔다.
이런날 어디를 쏘다니고 싶지는 않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숙소에 있었다.
예전같았으면 날이 어쨋던간에 여기저기 누비고 다녔을텐데.
책을 읽었다.
공항에서 급히 두권 샀는데 하나는 일본작가의 사계 나츠코, 하나는 미국작가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공항의 조그만 책 부스라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
방콕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사계 나츠코 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일본 소설 특유의 쓸데없다고 생각되고 유치하다고까지 생각되는 섬세하고 간들어진 묘사가 조금 거슬린다.
그래도 읽다보면 그런대로 재미를 느끼게 된다.
틈틈이 읽었는데 벌써 반이나 읽어버렸다.
너무 빨리 읽으면 안된다. 여행기간이 많이 남았다.
나중에 어느곳에서든 한국책을 발견하면 교환이 가능할텐데.
이런면에서는 영어권애들이 부럽다.
어디에서건 널린게 영어권 책들이니까.
사실 다른 여러면에서도 부러운건 많지.

 

해가지기 시작해서 차오프라야 강변으로 나갔다.
오랜만에 해지는 차오프라야 강변을 거닐고 싶었다.
시내에 한정될지도 모르지만 차오프라야 강변은 한강변하고는 많이 다르다.
강변 바로 옆에 건물이 있고 길 옆에서 바로 배를 탈 수도 있다.
고수부지 같은건 없다.
그래서 매우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강물 바로 옆으로 식당과 호텔과 선착장이 줄지어 있고 그곳들을 따라서 콘크리트 산책길이 나 있다.
마침 노을이 지고 있었다.
여러종류의 배들이 오간다.
파도에 휩쓸릴까 걱정되는 조그마한 배부터 대형 유람선 비슷한것까지.
차오프라야강은 그런면에서 시민들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것 같다.
강이 마을의 수로까지 연결되니 더욱 그러할것이다.

 

삥클라오 다리에서 걷기 시작해서 파쑤멘요새와 붙어있는 공원쪽으로 다가가니 음악소리가 들린다.
관악단이구나 했는데, 살펴보니 BSRU대학 Jazz 밴드다.
30 여명의 관악과 타악으로 이루어진 밴드에다 합창부까지 있다.
기대없이 마주치는 이런 공연은 정말 행복하다.
연주곡도 몇번 하고 스타는 아니겠지만 초청가수도 여럿 나와 노래를 부른다.
제법 규모있는 공연이 펼쳐지는 뒤쪽으로는 통통통통 배들이 오간다.
그것들이 모두 너무 잘 어울린다.
두명의 사회자 중 한명은 영어로 재미있게 소개하고 설명을 해줘서 더욱 흥미롭다.
30도가 넘나드는 날씨인데 공연제목은 "Winter music in the park"
뭐 따지고 보면 5,6월에 비해 확실히 겨울이긴 하다. 40도는 안넘으니까!
어쨋거나 고맙다! 뜻하지 않은 귀호강.

 

돌아와 숙소앞 길거리 식당에서 그린커리위드베지터블밥과 맥주로 저녁식사.
이렇게 하루가 저문다.
이틀정도 나른하게 지내다보니 방콕에서 하루 더 연장해서 머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하루 연장하게 되면 자꾸 자꾸 연장하고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까봐 그냥 내일 떠나기로 했다.
방콕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시간을 보낸적이 있는데 소위 말하는 방콕병에 걸리면 폐인 되는거다.
떠날 때 떠나야 한다.
아유타야 갈까? 칸차나부리 갈까?
그건 내일 아침에 일어나서 결정해 보자.

 

아.. 한가지 놀라운게 있어.
세븐일레븐에서 소주를 파네. 185밧, 5천원 정도야.

 

 

 

삥끌라오다리와 배에 걸쳐진 꽃을 조화롭게 함 찍어봤지.

 

 

해가 지고 있다. 차오프라야강에서...

 

 

강변을 걷다 우연히 보게 된 음악회. 너무 좋았어. 고마워 BSRU.

 

 

파쑤멘요새. 엄청 많이 다니면서도 한번도 안찍었던것 같네. 미안. 멋있어.. 낡은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