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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1998~사는날)/1998 아시아횡단

인도(5) 9907

by 함피 2008. 7. 26.


2008/07/26 - [여행기와 사진/여행기] - 인도(4) / 네팔 9907


1999. 7. 17.  토  Nepal Pokhara - India Sonauli - Gorakpur

새벽에 소나울리행 버스를 탔다.

8시간쯤 걸렸는데 요즘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산사태가 나고

길이 유실되어 억지로 통과하느라 애를 먹고,    또 몇분후

대형사고는 피했지만 다른버스와 옆을 스치는 사고가 일어나

시간을 많이 지체했다.

소나울리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고락푸르까지 3시간만에 도착했다.

작년에 왔던 길이라 모든게 낯익다.

고락푸르역 주위에 숙소를 잡고 내일아침 6시에 곤다행 기차를 타기로 했다.



1999. 7. 18.  일  Gorakpur - Gonda - Balampur - Sravasti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역으로 향했다.

5시에 출발한 기차는 7시 30분에 곤다에 도착했고,

다시 8시30분발 발람푸르행 기차를 탔는데 짧은 구간만 운행하는

기차라서 그런지 기차 상태가 끔찍하다.

1시간후 발람푸르에 도착해서 릭샤로 Jeep차 있는곳으로 이동하고

조그만 Jeep차에 18명이나 꾸겨타고 스라바스티로 향했다.

영어가 정말 안통하는 관광객 없는 깡시골이다.

이동으로서의 하루를 보내 드디어 기원정사가 있는 스라바스티에 도착.

지금은 한적한 시골마을이지만 예전엔 꽤 번성한 도시였고

부처께서 한때 하안거를 보내셨던곳이 바로 기원정사이다.

스리랑카절의 순례자숙소에 짐을 풀었는데 먼저 와 있어야할

미성누나를 보이질 않는다.

저녁때가 되어서야 미성누나가 왔는데 룸비니의 대성석가사에 들러

한국음식도 많이 먹고 잘 지내다 왔다 한다.

나도 룸비니를 지나쳐 왔지만 작년에 갔었던지라 안갔던 것이 후회된다.

한국음식 얘길 하니..   그리워 입맛만 다실 수 밖에..

기원정사에선 원숭이들이 뛰어다니고,. 가끔 소를 몰고 가는

인도인들이 보이고.. 바람이 살살 부는.. 조용한 시골이다.



1999. 7. 19.  월  Sravasti - Balampur -Gorakpur - Varanasi

기원정사와 마헤트를 돌아보고 스리랑카 절 앞 나무그늘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낮잠을 즐겼다.

도대체 할 일이 없는지라 오후에 바라나시로 떠나기로 했다.

작년에 가보지 못했던 라자스탄 지역을 가려고 마음 먹고 있었기에

바라나시를 거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길을 되짚어 Jeep을 타고, 기차를 타고 해서 밤 10시 30분쯤

고락푸르에 도착했다.

바로 바라나시행 기차가 밤 11시에 있어 탈 수 있었지만

침대는 얻지 못하고 인산인해인 2등칸에서 겨우 엉덩이를 조금

붙일 수 있었다.

딱딱한 나무의자라 엉덩이가 배기고 졸리지만 불편해서 도저히

잠들수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하며

빨리 바라나시에 도착하기만 바랄 뿐이다.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지옥같은 기차여행이다.



1999. 7. 20.  화  Varanasi

드디어 새벽 6시30분쯤에 바라나시에 도착했다.

기차에서 내려 역으로 나올때는 정말 지옥에서 걸어 나오는듯한 느낌이었다.

1년만에 다시보는 강가강.

여전히 인도인들은 이강에서 수영하고, 빨래하고, 기도하고, 태운시체를 버리고,

목욕하고 또 마신다.

Kumiko house의 도미토리를 갔더니 상태가 끔찍하다.

그러나 네팔에서 먼저 떠났던 남현주를 그곳에서 다시 만났고

끔찍하긴 하지만 아침과 저녁식사 포함해서 80Rs. 인것이 맘에 들어

묵기로 하였다.

점심은 작년의 그 푸짐하고 맛있던 라면을 기대하고, 작년에 묵었던

Shanti G.H.에서 라면을 먹었는데 요리사가 바뀌어 영 맛도 없고

양도 적게 준다.

작년의 "저런" 이라는 이름의 요리사는 G.H. 옆집의 아가씨를

집적대더니 결국은 결혼해서 캘커타로 갔다고 한다.

기차역에가서 25일 자이푸르행 기차를 예매하고,

미성누나도 곧 뿌나로 돌아갈 기차표를 예매했다.

오랜만에 mail 확인을 했는데 놀라운 소식은 주식이 1020 포인트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여행을 끝마쳤을 때 여행비 만큼만 올라있기를 바란다.

저녁은 숙소에서 아주 많이 맛있게 먹었다.



1999. 7. 21.  수  Varanasi

새벽 6시 30분에 일어나 강가에 나가 새벽바람을 맞았다.

아래층에 묵고있는 일본아저씨는 사진이 취미인지

늘 강가에 사진기를 대 놓고 살았는데 나 역시 사진에

관심이 많은지라 같이 사진을 찍으며 얘기를 나누었는데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많은 얘기는 할 수 없었다.

하루종일 강가에 나가 인도인들을 구경하며 시간을 보낸다.

Kumiko House에서는 아침과 저녁을 주는데 아침은 빵과 버터,

삶은 계란, 오이, 토마토, 차 가 나오고 저녁엔 밥과 커리

또는 수프, 감자등 야채를 주고 역시 차가 나왔다.

처음엔 조금 지저분한듯하여 별로 맘에 안들었지만

지내다보니 편안하고 특히 저녁을 기다리며 오늘은 뭘까 하며

기대하는 맛이 좋다.

하루에 2,3번씩 비가 온다.



1999. 7. 22.  목  Varanasi

새벽 5시 30분에 일어나 배를타러 나갔다.

1시간동안 가트주위를 돌며 새벽의 상쾌함을 즐겼는데

강 가운데에서 아주 큰 물고기의 등줄기를 보았다.

이곳에 돌고래가 산다는 소릴 작년에도 들었지만

그냥 내려져오는 소리겠지하고 지나쳐 버렸는데

사공이 정말 Dolphin 이라고 한다.

오후엔 현주와 미성누나와 함께 Maan 이라는 영화를 보러갔다.

영화관에 에어콘은 없고 천장에 fan이 돌고 있어서 조금 더웠고

영화가 상영되는 중간에 검표원이 돌아다니며 표를 검사한다.

긴 인도영화의 중간엔 꼭 휴식시간이 있는데 그시간엔 장사치들이

돌아다니며 거의 시장판을 방불케한다.

보통 델리나 캘커타의 영화관은 에어콘도 시원하고 하여

더울때는 에어콘바람 맞으러 영화관에 가곤 했었는데

이곳은 영 별로다.


누구나 인도영화를 처음보는 이 들은 유치하다고 웃고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집단가무를 보고 웃지만

나는 이제 인도인들과 같이 심각할땐 같이 심각해지고

웃을땐 같이 웃는다.

늦은 점심을 먹고 강가에 와서 망연히 앉아 해질녘의 강가를 감상했다.

피리장사가 멀리서 El condo pasa를 피리로 애잔하게 부르는데

잔잔한 강물과 함께 울려퍼지는 피리소리가 너무 듣기 좋다.

연주가 끝나자 박수가 나온다.


한 할아버지가 손자인듯한 10살즘 된 아이를 업고 강가 가트로 나간다.

그 손자는 팔, 다리가 불편하여 혼자 옷을 벗을 수 조차 없다.

할아버지가 옷을 벗겨주고 강물위에 엎드리게 한 후

한손은 몸을 떠 받치고 한손은 다리로 물장구를 치게하여

운동을 시켜준다.

그렇게 한시간동안이나 운동을 시켜주고 물밖으로 나와

몸을 닦아주고, 반바지를 갈아입히고, 웃옷을 갈아입히고,

손으로 머리의 물기를 털어주고 다시 소년을 업어 계단을 올라 집으로 돌아간다.

너무나 잔잔하고 평화스럽고 감동스러운 모습이어서 눈물이 난다..

성스러운 강가강은 여전히 잔잔하게 흘러간다.



1999. 7. 23.  금  Varanasi

매일 새벽에 강가에 나가보지만 항상 구름이 끼어있어 해뜨는 것은 볼 수가 없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 인도인과 농담따먹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오는데 숙소앞 강가에서 여대생 두명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대에 다닌다고 한다.

그림그리고 있는 모습을 찍었더니 주소를 적어주고 사진을 보내달라 한다.

난 보내준다고 약속하면 꼭 보내준다.

현주가 새로산 펀자비드레스를 입고 사진찍고 싶다하여

뱅글과 빈디를 사러 나갔는데 하도 여러 가게를 돌아다니는지라 녹초가 되었다.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다시 나가 사진을 찍어 주었다.

사진을 찍고 숙소앞 강가에 앉아있는데 어제의 그 할아버지와 손자가 나타났다.

오늘도 할아버지가 손자를 운동시켜주고 있다.

매일 저녁무렵에 나오는 듯 하다.

오늘 미성누나가 뿌네로 떠난다.

내일 새벽 4시 기차라 오늘 밤에 역에 나가 waiting room에서 시간을 보낸단다.

내일 모레면 나도 Jaipur로 간다.



1999. 7. 24.  토  Varanasi

오늘도 새벽산보를 즐기고 아침을 먹는데 사람이 많아 4조각의 토스밖에

먹질 못했다.

현주는 빨래를 숙소옥상에 널었는데 원숭이들이 다 찢어놓았다고

빨리 옥상에 올라가서 원숭이들을 쫓아 버리란다.

옥상에 올라가니 원숭이들이 옷들을 다 찢어버리고

갖고 놀고 있다.   옷은 이미 산산 조각 나서 다 버리게 되었다.

오후엔 4명의 일본 여대생이 또 들어와 저녁식사때는 15명정도가

함께 모여 식사를 했다.

식사후 강가에 나가 저녁시간을 즐기는데 저 멀리서 번개가 친다.

비오기 전이라 그런지 무척 덥다.

샤워를 하고 누웠는데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다.



1999. 7. 25.  일  Varanasi - Jaipur

새벽에 일어나 바라나시에서의 마지막 보트를 즐겼다.

현주는 아그라로 나는 자이푸르로 향하기 위해

17시에 기차역으로 향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기차는 오지 않는다.

나중에 10시간이나 기차가 연착한다고 방송이 나온다.

그것도 Expect 한다고 하니 10시간후에 올지 않올지도 모를 일이다.

밖으로 나가는것도 귀찬고 하여 무작정 플랫폼에서 시간을 보냈다.

기다리다가 한국인 자매를 만나 그런대로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또 같은 자이푸르행 이었다.

그렇지만 10시간을 플랫폼에서 기다리는 것이 쉽지는 않다.

많은 사람들이 플랫폼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어

몸 편히 앉아있을수도 없다.

지옥같은 기다림의 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새벽 3시쯤 기차가 왔다.

17시 출발 기차가 03시에 도착하다니...

기차가 출발하자마자 누워 잠을 청했다.

편안히 누울 수 있는것만으로 너무 편안하고 행복함을 느낀다.

그렇지만 몸은 끈적거리고 뜨듯한 바람만 들어올 뿐이다.



1999. 7. 26.  월  Jaipur

오후 3시쯤 남현주가 아그라에서 내렸다.

작별인사를 하고 또 지루한 시간을 보낸다.

역시 끈적거리는 몸으로 후끈후끈한 공기를 마시며

뒤척뒤척 시간을 보내다 드디어 20시간만인 밤 11시에

자이푸르에  도착했다.

기차역에서 가까운 주정부가 운영하는 숙소의 도미토리에 짐을 풀고

숙소앞 가게에서 자매들과 음료수를 마셨다.

처음엔 숙소에서 도미토리가 full 이라고 하며 비싼 방을 권해

다른곳에 가려고 하자 그때서야 도미토리를 내어주어서

기분이 상해버렸다.

12개 정도 되는 침대에 3명의 손님밖에 없었지만 full 이라고

거짓말을 했던 놈을 째려본후 들어와 잠을 청했다.

시골이어서 숙소찾기가 쉽거나 싼 숙소가 가까운곳에 있었으면

숙소를 옮겼을텐데 밤이 깊어 숙소 찾기도 수월치 않고

긴 기차여행으로 몸도 지쳐있어 그냥 잘 수 밖에...



1999. 7. 27.  화  Jaipur

아침에 일어나 숙소를 옮겼다.

거짓말하는 숙소엔 더 있을 수 가 없다.

예전에 큰 저택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숙소는 앞에

잔디밭 정원도 있고 잘 운영되는 것 같아 맘에 든다.

자매와 함께 그 유명한 바람의 궁전이라고도 하는

Hawa mahal을 보기위해 나섰는데 말이 끄는 통가가 있길래

통가를 타고 시내를 달렸다.

핑크시티라는 자이푸르의 애칭답게 궁전 위에서 보는 자이푸르시내의

건물은 온통 분홍색으로 칠해져 있다.

하와마할을 구경하는도중 샌들이 망가져버렸다.

작년에도 샌들이 망가져 고생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여행 4달만에 망가져 버렸다.

5Rs. 주고 꼬매긴 했는데 얼마나 갈지 모르겠다.

하와마할은 성안의 여자들이 자신들의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시가지의 축제등을 볼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하는데

격자형 창문들이 늘어져 있지만 앞에서 보는것과는 달리

그리 넓은 건물은 아니었다.

그다음엔 예전에 쓰던 천문대인 Jantar Mantar 로 향했는데

정교하고 다양한모양의 기구들과 건물들이 볼만했다.

장소를 옮겨 지금도 마하라자가 살고있다고하는

CityPalace의 마당에서 좀 놀고..

보석가게등을 한,두군데 들리는 조건으로 10Rs.에 시내의

유명관광지를 1시간동안 관광하라는 릭샤왈라들이 많은데

괜찬은 것 같기도 하지만 가게에 들리면 좀 피곤해질것같아

그만두기로 했다.
저녁엔 호사스런 내부장식을 자랑하는 Raj Mandir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한편 보았는데 정말 내부 장식이나 시설이 자랑할만 했다.



1999. 7. 28.  수  Jaipur - Jodhpur

아침식사를 하고 밤 11시 출발인 조드푸르행 기차를 예매했다.

그동안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 남매와함께 100Rs.에

하루종일 릭샤를 타고 자이푸르 주변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대신 가게를 한군데만 들리잔다.

Amber Fort, Zorawar Gate, Monkey Temple 등을 돌아다녔는데

릭샤왈라가 재밌는친구여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원숭이사원 올라가는 길옆에 늘어져 있는 원숭이들에게

땅콩을 하나씩 나누어 주는 일 또한 재미있다.

시간이 되어 자매는 Ajmer로 떠났고 나는 조드푸르행 기차를 기다렸다.



1999. 7. 29.  목  Jodhpur - Jaisalmer

새벽에 조드푸르에 도착했다.

우선 기차역 식당에서 아침을 먹으러 들어갔는데

"친구따라 인도가기" 여행사의 배낭여행팀도 아침을 먹고 있다.

임충규씨도 만나 얘기를 조금했는데 작년에 처음 인도갈 때

임충규씨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봤던터라 내이름을 기억하고 있었다.

밤 10시 50분발 Jaisalmer행 기차표를 예매했다.

짐을 보관소에 맡기고 Mehrangarh Fort로 향했다.

입장료와 촬영권이 각각 50Rs.나 되어 입장료만 끊고 안으로 들어섰다.

성 문을 지나칠때는 젊은 사람들이 북을 연주하며 welcome! 한다.

높은 언덕위에 성이 있는데다가 성이 또 높으니 조드푸르 시가지가

한눈에 펼쳐진다.

밝은 보라색으로 칠한 집들이 참 보기에 좋았는데

저 멀리에는 망망한 사막이 보인다.


성을 내려와 성을 찍으려고 했으나 건물등에 가려서 제대로 찍을수가 없다.

1시간을 넘게 돌아다닌 끝에 겨우 한 상점의 옥상에 올라가는 것을

허락받아 옥상에서 겨우 찍을수 있었고, 상점주인이 사진한방

찍어달라고 하지 않을리 없다.

사진 몇방 찍어주고 꼭 보내주기로 약속했다.

기차역으로 돌아와 waiting room과 ITB를 오가며 시간을 보내다

기차를 탔다.

많은 군인들이 기차를 탄다.

파키스탄과 가까워지니 역시 Jaisalmer에도 부대가 많은가보다.

터번을 쓴사람들이 많은데 화려한 분홍색의 긴~ 터번을

빙빙돌려 쓰는 모습이 신기하다.

사막지역에 왔다는 것이 실감난다.



1999. 7. 30.  금  Jaisalmer

새벽 5시 30분에 누군가 깨워 일어나니 자이살메르 역에 도착하고 있다.

기차역을 나서니 각 숙소에서 나온 사람들이 역 광장에

일렬로 Jeep차를 주욱~ 세워놓고 숙소 펫말을 들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아.. 그 어디가 이처럼 숙소 구하기에 편할까..

포카라에 도착했을 때 손님들을 끌어가기위해 펫말을 들고나온 사람들이 생각났다.

맘먹고 있던 숙소의 jeep을 타고 숙소로 향했다.

아직깜깜해서 아무것도 안보인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자 자이살메르성이 그모습을 드러낸다.

아주 크고 당당하게 사막위에 솟아있다.

조드푸르도 비슷하지만 그곳은 좀 더 큰 도시라 별로였고

이곳은 작은 마을인데다 성이 아주 가깝고 규모도 커서 정말 멋있다.

온통 집들이며 성이며 사막의 흙 색깔이다.

아....................    자이살메르....


성에 가보았다.

성 안에는 작은 마을이 있다.

성의 가장자리에 앉자 사막이 보인다.

사막이 끝없이 펼져져있다. 끝없이...

오후에 샤워를 하고 방에 누워있는데 갑자기 바람이 불어

밖으로 나가보았다.

모래바람이었다.   모래바람..  이것이 말로만 듣던 그 모래바람인가..

온통 주위엔 금빛 모래로 가득하고 시야는 50m 앞도 분간할 수가 없다.

그러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퍼붇는다.

금새 앞이 환해지며 모든 것이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던 성이 금빛 모래바람속에서 역시 같은 금빛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집들의 옥상엔 비에 굶주렸던 사람들이 나와

팔을벌려 비를 맞이하고 아이들은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좋아한다.

정말 행복한 모습들 이었지만 비는 금방 멈춰버리고

바람만 살살 분다.

방과 물건들과 침대가 고운 모래로 뒤덥혔다.

해가 질때는 태양이 다시한번 온세상을 금색으로 물들여 놓는다.

망망한 대지 아래로 해가 진다.



1999. 7. 31.  토  Jaisalmer

옥상식당에서 성이 잘보여 숙소가 맘에들고

더군다나 수렌다 라고하는 주방장과 친해져서 더 재밌다.

그는 내 식성을 알아서 토스트를 만들때도 계란에

고추를 썰어넣어 매콤하게 만들고 특별 요리도 많이 만들어 준다.

동네가 작아 돌아다니는데 무리가 없다.

어젯밤 수렌다에게 어디에서 자냐고 물어봤더니 옥상에서 잔단다.

나도 같이 옥상에서 자기로 하고 수렌다와 숙소에서 일하는 애와 함께

옥상에 누워 하늘을 이불삼아 잠을 청했다.

그렇지만 구름이 끼어있어 별은 보지 못했고 바람은 시원했으나

새벽이 되자 조금 추웠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몸에 모래가 묻어 꺼끌꺼끌하고

입속에서도 모래가 씹힌다.

오늘은 방에서 자야겠다.



1999. 8. 1.  토  Jaisalmer

새벽부터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아침에 일어나보니

제법 많이 내리고 있다.

하늘을 보니 쉽게 그칠 것 같지 않다.

숙소 앞 길은 금새 강처럼 되어버렸다.

오후가 되면서 장마비가 내리듯 지루하게 비가 내린다.

한 두 방울씩 천정에서 물이 새기 시작한다.

오늘부터 Camel Safari를 가기로 했으나 비가오니 무기한 연기다.

하루종일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결국 전기까지 끊겼다.

숙소에서 한발자국도 나가지 않은채 식당과 화장실과

방을 오가며 하루를 보냈다.



1999. 8. 2.  월  Jaisalmer

그쳤던 비가 새벽부터 다시 내리기 시작하더니

침대위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대충 침대를 옮기고 다시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한두군데가 아니라 여러군데의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고 바닥은 거의 물바다가 되었다.

모든 것이 축축하다.

덥지 않아서 좋긴 하지만 축축한것보다는 조금 더운 것이 낳을 것 같다.


오후에 비가그쳐 Gadi Sagar 호수에 가보았다.

흙탕물에서 많은 인도인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자이살메르의 색은 온통 금색.



1999. 8. 3.  화  Jaisalmer

새벽부터 다시 천장에서 물이 떨어진다.

침대의 가장자리가 다 젖어 웅크리고 다시 잠이 들었지만

몸쓸꿈만 자꾸 꾸게되어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지는 못했다.

바람이 거칠게 불고 날은 잔뜩 흐려있다.

내일 Camel Safari를 가기로 했는데 날씨가 괜찬아졌으면 좋겠다.

아침에 노정희라는 한국여자를 한명 만났다.

3명의 일본인과 함께 숙소에 도착했는데 역시 방학을 이용해서 온

짧은 기간의 여행객이다.

오후에 숙소에서 보이는 언덕에 올라갔다.

오르는길 중간에 대충 천막 같은 것을 쳐 놓고 사는 빈민촌이 있는데

아이들이 나와 신기한 듯 구경한다.

사진을 찍어주자 차렷자세로 몸이 굳는 아이들이 순진하다.

언덕에서 마을과 성이 잘 보인다.

저녁때 다시올라 석양을 보려했으나 구름이 끼어있어 지는해는

보지 못했다.

내일 safari는 노정희씨와 2명의 일본인이 가기로 했다.



1999. 8. 4.  수  Jaisalmer  Camel Safari

다행히 날씨가 나쁘지 않다.

사파리하는 인원은 프랑스에서온 여자 두명이 더 늘어서

6명이 되었다.

오후 2시쯤 Jeep을타고 몇군데의 Jain교 temple을 돌아본후

오후 5시쯤 낙타들이 기다리고 있는곳에 도착했는데

가는도중 그동안 비가 많이 와서 호수처럼 변한 벌판을 많이 지나쳤다.

풀을 되새김질하여 계속 씹고있는 낙타가 신기하고 귀엽게 생겼다.

드디어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는다.

우리 인원이 6명이고 가이드는 3명이지만

낙타는 7마리여서 2명의 가이드가 한 마리의 낙타에 타고

조수인듯한 가이드는 계속 걷는다.

사막이라곤 하지만 군데군데 풀들이 있어서 낙타들이 중간에 풀을 뜯곤한다.

하지만 허허벌판에 낙타에 몸을 싣고 일렬로 서서 행진하는 모습은

색다르지 않을 수 없다.

2시간쯤 가니 온통 모래뿐인 사막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낙타몰이꾼은 저녁준비를 하고 우리들은 모래언덕으로 나가

신기한 사막을 즐겼다.


모래가 너무 고와서 몸이나 다른 물건에 묻으면 털어내기가 쉽지않다.

건조하고 황량한 사막을 보고있으면 내몸까지

바짝 말라 버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말똥벌레들이 많아서 낙타가 동글동글한 x를 싸면 그것을 뒷발로 굴려

그들의 집으로 가져간다.

어느새 사방에서 말똥벌레들이 날아든다.   하지만 착륙을 잘 하지는 못해서

날다가 앉을 때 때르르 구르는 모습이 정말 웃긴다.

저녁은 사브지, 밥, 짜파티 였는데 좀 맵게 만든 커리가 맛있어서 양껏 먹었다.

모래가 씹힌다는 소문이 있었으나 모래도 씹히지 않고 맛있게 먹었으나

노정희씨는 아직 인도음식에 적응을 못했는지 통 먹지를 못하고

내가 손으로 먹는 것을 지저분한 표정으로 쳐다본다.

디저트로 일본인 아쯔시바가 가져온 위스키를 마셨다.

해가 지고 매트리스를 피고 누우니 별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금새 하늘에 가득해진다.

낙타몰이꾼들은 잘 자라고 하더니 낙타들을 몰고 가버린다.

어디선가 옅은 구름이 밀려와 별들을 가리는가 싶더니

반달이 밝게 떠서 별빛을 죽여놓는다.

바람이 시원하게 분다.



1999. 8. 5.  목  Jaisalmer Camel Safari

해가뜰 때 반달은 아직도 하늘 꼭대기에 있었다.

새벽녘엔 추웠지만 사막에서의 아침은 색다른 맛이라 괜찬았다.

낙타들을 몰고 낙타몰이꾼들이 다시 왔다.

날씨는 좋지만 점점 햇빛이 뜨거워진다.

또 낙타를 타고 사막을 걷는다.

오후엔 점심을 먹고 너무 뜨거워 그늘에서 낮잠을 잤는데

너무 더워 잠도 잘 오지 않았고 팔을 문지르면 소금이 하얗게 보일 정도였다.

지나가는 염소치는 할아버지한테 Bidi를 두 대 빌려 맛있게 피우고

짜이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

오후 5시반쯤 처음 낙타를 탔던곳에 도착했다.

Jeep이 기다리고 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조금 힘들었지만 낙타타는 것은 무척 재미있었다.

Jaisalmer에 도착하니 큰 도시에 온 느낌이다.

그토록 하고싶었던 샤워를 시원하게 하고 콜라한잔 마시니 기분이 상쾌하다.

주방장 수렌다가 반갑게 다시 맞아준다.



1999. 8. 6.  금  Jaisalmer - Udaipur

오후3시30분 출발 조드푸르를 경유해서 우다이푸르로 가는 버스를 예약했다.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주방장 수렌다와 작별하고 버스에 올랐다.

노정희씨는 델리로 간다고 한다.

끝날 것 같지않은 사막을 가로질러 버스는 밤9시30분쯤 조드푸르에 도착,

다시 우다이푸르행 버스로 갈아탔다.

계속 사막의 밤을 달린다.

옆자리에 인도인들과 얘기를 나누며 자이살메르에서 조드푸르까지 왔던

독일인 Martin이 앉았는데 한 인도인이 오더니 Martin보고 자기 옆자리에 와서

얘기를 하잔다.

Martin은 자기 자리를 지키고 싶다고 하고, 술이 좀 취한 인도남자는

같이 얘기하고 싶다고 옆자리로 오라고 하고...

계속 인도남자가 조르는통에 결국 자리를 바꿔

그 술취한 인도남자와 얘기를 조금 하고 와야했나보다.

나중에 내옆자리로 돌아온 그와 마주보며 실없는 웃음을 지을 수밖에..



1999. 8. 7.  토  Udipur

새벽 4시에 우다이푸르에 도착했다.

기다리고 있던 릭샤를 타고 작디쉬사원 근처에 방을 잡기로 했다.

자연히 Martin과 함께 방을 찾아 헤매게 되었는데

그는 다른 서양놈들과는 달리 내 의견을 물어보며 내 의견에 따라하겠다고 한다.

어둠이 아직 가시지 않은 새벽에 방을 찾느라 돌아다니는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

50Rs. 짜리 싱글을 두 개 잡아 곧 잠이 들었다.

피곤한 버스여행에다 새벽부터 숙소찾느라 돌아다녔으니 몸이 말이 아니다.

10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고 첫 여행지에선 언제나 그렇듯 주위를 돌아다녀보았다.

피촐라 호수주변 Ghat에선 인도아줌마들이 빨래나 목욕을 하고 있었다.

호수중간의 섬에는 LakePalace가 고급스런 모습으로 서있다.

걷다보니 CityPalace가 나와서 앞마당을 걸으며 산책을 즐겼다.

007영화 Octopussy를 이곳 우다이푸르에서 찍었다고 해서 이곳 식당들은

그 비디오를 밤마다 틀어준다.

Martin과 함께 비디오를 보며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얘기했다.

저녁은 내가 샀고 맥주는 그가 샀으니 다음날 아침은 다시 내가 사기로 했다.



1999. 8. 8.  일  Udaipur

Martin과 아침을 먹고 CityPalace로 향했다.

궁전내부는 많이 보아서인지 그저 그랬고 주변 거리들을

산책하는 것이 더 좋았다.

코끼리가 앞에 가고 있어 따라가보았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집에서 나와 짜파티를 주니 코끼리가 잘 받아 먹는다.

사두가 길에 나와 코끼리를 구경한다.

피촐라호수의 가운데에선 현재는 LakePalace라는 고급호텔로 사용되는

궁전이 밤에는 불빛을 호수에 반사시키고 있다.

저녁때 Martin과 또 맥주를 마시고..

Martin은 오는 11일에 있을 개기일식을 보러 구자라트주로 간다고 한다.

나는 비자기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델리에서 이란비자도 받아야하기에

내일 푸쉬카르로 갔다가 델리에 가야한다.



1999. 8. 9.  월  Udaipur -  Pushkar

Martin과 작별하고 오후1시에 우선 Ajmer행 버스를 탔다.

가는길에 대리석 공장이 아주 많이 보인다.

가도가도 대리석.

인도는 싸구려 식당의 식탁도 대리석이고

싸구려 숙소의 내장도 대리석으로 되어있는곳이 많다.

다 이곳에서 나오는 대리석인 것 같다.

저녁8시쯤 아즈메르에 도착해 푸쉬카르행 버스를 다시 갈아탔다.

밤9시쯤 푸쉬카르에 도착했다.

첫눈에 작은 마을임을 알 수가 있었다.

Kanhaia G.H.에서 나온 삐끼가 따라붙었다.

이런저런 말로 호텔자랑을 하더니 한국인도 3명이나 있으니

만나보라고 한다.

일단 따라가 보기로 했는데 숙소에 가보니 한국인이 있다는 말은

거짓말인 것 같았다.

일단 숙박계를 쓰라고 해서 숙박계를 보니 다른 한국인은 없었다.

왜 한국인이 없냐고 하니 그들은 어젯밤에 도착해서 아직 쓰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지금 밤에 도착했는데 왜 나보곤 지금 쓰라 하냐고 따지니

지금씨즌엔 한국인이 많이 오지 않는다는 말을 한다.

삐끼는 아들이었고 또다른 아들이 있고 아버지와 엄마가 주인이었는데

그 4명의 거짓말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주인은 아들이 어제 다른곳에 갔다가 오늘 와서 잘 모르고 한말이라느니..

한국인이 써놓은 방명록을 일단 보라느니 하며 계속 시간을 끌었다.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일단 짜이와 스낵을 먹으란다.

일단 짜이와 스낵을 얻어먹었지만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한국인이 있고 없고는 중요한게 아니라고.. 한국인이 써놓은 방명록을

덮어버리고 하루종일 버스에 시달려 피곤한 몸이였고

시간은 이미 밤11시가 다 되어가고 있지만 숙소를 나와버렸다.

내가 그냥 귀찬은 맘에 그 숙소에 머문다면 또 무슨 거짓말을 할지 모르고

그들은 다음에 올 다른 한국인에게 또 거짓말을 할것이 뻔하므로

다시는 그런 거짓말을 하게 할수는 없었다.

좀더 나쁘고 화장실도 딸리지 않은 곳에 방을 잡았지만

그런 거짓말을 하는 숙소에 머무는것보다는 낳다는생각이다.

피곤하다.



1999. 8. 10.  화  Pushkar

생각과는달리 푸쉬카르는 너무 관광지화 되어서 번잡하기는 우다이푸르와 마찬가지다.

길을 걸으면 Japanese란 소리를 100번도 더 듣는 것 같다.

내일 일식이 있는날인데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다.

이곳에서 좋은건 뷔페가 40Rs. 라는 것이다.

그리 비싸지도 않으면서 양껏 먹을 수가 있어서

대체로 많이 먹는 나로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숙소근처 옥상식당에서 식당종업원들과 이런저런 얘길하며 오후를 보냈다.

내일 일식을 본후 바로 떠나기위해 오후 7시 45분 델리행 버스를 예약했다.



1999. 8. 11.  수  Pushkar - Delhi

아침도 뷔페로 먹고 check out 한후 이스라엘친구의 방에 갔는데

MDplayer 2개와 앰프, 성능좋은 스피커가 있어서 큰 오디오를 튼것같이

숙소가 울릴정도다.

거리를 쏘다니며 시간을 보내다가 숙소로 돌아와 옥상에 올랐다.

오후 5시부터 일식이 시작되었다.

30분후엔 초승달처럼 해가 작아지더니 점점 커지기 시작한다.

그름이 엷게 끼어있어서 눈이 부시지 않아 일식을 보기에 더 좋았고

사진을 찍기에도 더 좋았다.

짐을 챙기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는 정확하게 오후7시45분에 델리를 향해 출발했다.

                        ...... 이제 델리로 가서 파키스탄-이란- ,.....   으로의 여행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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