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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여행(1998~사는날)/1998 아시아횡단

파키스탄 9908

by 함피 2008. 8. 1.


 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들어왔습니다.
이 여행기의 시작은 인도 입니다.


1 USD = 54 PRS.


1999. 8. 22.  일  India, Amritsar - Pakistan, Lahor

싱호이가 아파 선뜻 떠나지 못하고 있다가 10시쯤되어

조금 낳아진듯해서 작별을 하고 일어섰다.

벌서 햇빛이 뜨겁게 내리쬐고 있다.

버스스탠드에서 아~따리따리따리 라고 외치며 손님을 모으는 버스에 올랐다.

11시쯤 아다리 마을에 도착, 릭샤를 타고 Waghar Border,

인도와 파키스탄의 국경에 도착했다.

파키스탄과 인도의 국기가 나란히 펄럭이고 있다.

그런데 국경이 너무 썰렁하다.

국경을 통과하는 사람이 3~4명 밖에 보이질 않고 외국인은 나 혼자다.

파키스탄 입국수속을 마치기도 전에 환전하라고 사람이 달려든다.

드디어 파키스탄 국경을 넘었다.

5개월간의 인도,네팔 여행이 머리속에서 죽~ 되살아났다 사라졌다.

동시에 이 낯선 나라에 대한 기대감과 공포와 설레임이 밀려왔다.

남아있는 100 인도 루피를  120 파키스탄 루피로 바꾸고

일단 20달러만 환전했다.

폐차같은 미니버스를 타고 어느마을 까지 가서 다른 미니버스로 갈아탄후

라호르역에 도착했다.

국경에서 라호르역까지 같은 미니버스를 탔던 젊은이가

자기집에 나를 초대하고 싶다고 같이 가자고 했지만

파키스탄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현지인의 집에 가는 것은

별로 안좋을 것 같아 그냥 숙소를 찾아가기로 했다.

역앞에서 릭샤를 타고 YWCA를 가려고 했지만 40Rs나 달라고 하여

미니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43번 미니버스를 찾아타고 American Center 근처에 내렸는데

YWCA를 찾을 수가 없다.

헤메고 있자니 길 건너편에서 젊은이들이 오라고 손짓을 한다.

너희들이 이리오라고 손짓을 했더니 길을 건너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몰려온다.

YWAC를 찾고 있다고 하니 미니버스를 타고 자기들이 가는길 중간에 내리면 된다고

같이 타자고 한다.

미니버스가 와서 탔는데 1분쯤 달리니 과연 YWCA가 나왔다.

미니버스의 차비 3Rs.를 내려고 하자 차장이 그냥 내리란다.

시설이 형편없고 물도 잘 나오지않는 도미토리가 125Rs. 나 한다.

파키스탄의 첫인상은 인도와 거의 비슷하지만

도로가 인도보다 넓고 정비도 잘 되있다.

사람들도 듣기와는 달리 좋은 인상이어서 마음이 놓인다.

배가고파 뭘좀 먹으려니 숙소근처가 원래 사람들이 없는곳인지

사람들도, 가게도 많이 보이지 않는다.

무척 무덥기도 하여 에어콘 바람도 맞을겸 올 때 보았던 McDonald에 갔다.

세금이 많이 붙어 비싸긴 하지만 시원한 것이 조아 계속 앉아 있다가

의사가족을 만나게 되어 콜라도 얻어 마시고 얘기도 많이 했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의사의 아들에게 인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으니

인디아는 우리의 적이고, 인디아는 무척 나쁘고,

카시미리 지방에서 무슬림들을 많이 죽이고, 그들은 무슬림이 아니고

그러그러하니 인디아는 싫단다.

조그만 아이였지만 인도에대한 적대심이 확고했다.

숙소에들어가 샤워를 하려하니 물이 잘 나오지 않는다.

어렵게 샤워를 하고.. 이제 파키스탄에서의 첫밤을 보낸다.



1999. 8. 23. 월  Lahor - Rawalpindi


가이드북이 없는 여행이 이렇게 힘들줄이야.

여행객이라도 많으면 정보얻기가 쉬울텐데

어제 겨우 하루 Lahor 에 머무는 여행객을 만났을뿐이다.

라호르보다는 라왈핀디가 할인기차표 예약하기가 쉬울 것 같아

아침에 TDCP로 가서 라왈핀디행 버스를 탔다.

에어콘이 나오는 고급 버스, 정말 오랜만에 이런버스를 타 본다.

고속도로가 DAEWOO에 의해 만들어졌다더니 우리나라에 비해

손색없고 과연 휴게소에 들리니 DAEWOO 마크가 선명히 빛나고 있다.

고속도로는 왕복6차선인데 차는 별로 없어 한산한 고속도로다.

라왈핀디에 도착해 기차역으로 향했다.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찾을길이 막막하다.

기차역앞에 다다르니 택시들이 많이 있길래 택시기사들을 다 불러모았다.

이근처에 묵으만한 숙소중 제잎 가까운곳이 어디냐고 물으니

대충 길을 가르쳐준다.

길을 가는 도중 이곳을 떠나는 일본인 여행자를 한명만나

그가 묵었던 숙소를 가리켜주었다.

조금 헤맨 끝에 숙소를 찾아 방을 잡았다.

날도 덥고 방안도 못지않게 더워서 시내도 둘러볼겸

밖으로 나가 거리를 거닐었다.

파키스탄에 오기전엔 파키스탄에 대해 안좋은 말을 많이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사람들도 괜찬은 편이고 길이나 다른 편의 시설들도

인도에 비해 더 좋은 느낌이다.

오늘 사업을 한다는 한놈이 접근했는데 아무래도 사기꾼 같다.



1999. 8. 24.  화  Rawalpindi


역앞 Concession office에서 외국인 학생 할인 letter를 받았다.

방콕에서 만든 학생증이 많이 도움이 된다.

기차표 예약하는곳에 가서 Quetta행 기차표를 끊으려 하니

1주일 후에나 자리가 나올것이라 한다.

세상에 1주일 이라니...

1주일동안이나 이곳에서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

어떻게 안되겠냐며 계속 서서 졸라대니까

내일 모래 군인용 자리가 하나 있는데 18시 이후까지

군인이 표를 끊지 않으면 그 표를 주겠단다.

일단 희망을 걸어본다.

숙소를 같은 가격에 좀더 좋은곳으로 옮기고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하다가

일찍 예약소에가서 졸라볼 작정으로 17시 30분쯤 갔는데

아직까진 군인이 표를 끊지 않았다고 한다.

드디어 저녁6시가 넘어 기차표를 손에 쥐었다!

기쁜마음으로 시내를 돌아다니다 담배를 사려다가 88담배를 발견했다.

12Rs. 400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두갑 사고 Max5집 카세트 테입도 하나 샀다.

700원 정도로 싸고 음질도 좋다.



1999. 8. 25.  수  Rawalpindi


근처에 괜찬은 유적지가 있다고 하여 Taxila라고 하는곳에 가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40분쯤 달려서 도착했는데 Taxila 박물관 까지는

또 통가를 타야만 했다.

박물관을 둘러본후 Sirkap유적지를 가려고 하는데

당나귀 마차가 가고있어 얻어탈 수 있었다.

길 주변에 나와있는 사람들이 모두 손을 흔들어주며 함성까지 질러댄다.

나도 같이 손을 마구 흔들어 주었다.

Sirkap유적지는 예전건물의 기초 터만 남아있었는데

인도, 스라바스티에서본 기원정사와 비슷한 분위기다.

풀 자르는 벙어리 영감님이 풀을 자르다 말고 절터를 안내하며 보여준다.

무척더워 물 한잔 얻어마시고 나무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쐬며

영감님과 시간을 보냈다.

햇빛이 내리쬐는, 사람이라곤 보이지 않는 한적한 유적지에

영감님과 나만이 나무 그늘에 앉아 담배를 피는 씬이다.

사진을 찍어주니 무척 좋아하신다.

Sirkap에서 조금 떨어진 Jandial에 갔으나 작은 규모의 돌 건물만 있을뿐이다.

큰 길가옆 구멍가게에서 음료수를 마시며 대학생들과 잡담을 나누며

더위를 식히다가 돌아가는 길을 걸었다.

버스가 언제 올지 몰라 일단 걷고보자 했는데 마침 대학버스가 와서 선다.

Taxila까지 대학버스를 타고 나와 라왈핀디행 버스에 올랐다.

시골의 푸근한 분위기에 흠뻑 취해 있었던 것 같다.

어디를 가던지 시골사람들은 순박하고 인심이 좋다.

저녁을 먹는도중 비가 내렸다.

숙소로 돌아오자 본격적으로 천둥번개까지 치며 비가 내린다.

내일 새벽까진 그쳤으면 좋겠다.



1999. 8. 26.  목  Rawalpindi - Quetta


새벽 5시쯤 숙소를 나와 역으로 향했다.

역에서 다시 자리를 배정 받고 기차에 올랐다.

6시가 되자 기차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4개의 침대가 있는 Compartment를 배정 받았는데

방도 넓고 침대를 앞으로 잡아당기자 싱글침대와 같은 크기가 된다.

쿠션도 좋고 에어콘도 나와 시원하고.. 이렇게 좋은 기차는

처음 타보는 것 같다.

50%나 할인을 받을 수 있었기에 에어콘 기차를 탈 수 있다.

밤이 될 때까진 내방에 아무도 들지 않아 넓은 방을 혼자 쓸 수 있었다.

점심은 닭고기가 들어간 도시락을 사 먹었는데 55Rs라 조금 비싸지만

닭고기가 거의 반마리에 식빵, 인도에서 먹었던 "난"이라고 하는

빵까지 있어 배는 충분히 채울 수 있었다.

에어콘이 강하게 나오진 않아 햇빛이 강한 낮에는

선풍기까지 틀어야했지만 밖에 나갔다오면 방이 얼마나 시원한지 새삼 느낀다.

기차에서 땀 안흘리며 자보긴 여행중 처음이다.

오히려 잘때는 조금 추워서 룽기를 몇번이고 고쳐 덮어야 했다.

같은 코치에서 일본인 가족을 만났는데

부부가 딸을 데리고 여행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1999. 8. 27.  금  Quetta


30시간 정도 달리자 사막이 끝없이 펼쳐져 평평한 대지가 끝없이 이어진다.

파키스탄 사람들에게 인도를 물어보면 인디아는 우리의 적, 이라는 말이

맨처음 나온다.

외국인은 일본인 가족과 나 밖에 없어서 기차가 정차 했을 때 밖에 나가면

그들은 신기한 듯 쳐다보지만 모두들 순한 눈빛이고 순진한 사람들이라

여행이 즐겁다.

언덕길이 나오기전 기관차를 기차의 맨 뒷부분에 하나 더 붙여서

기차의 맨 앞과 뒤에서 기차를 끈다.

모래와 바위뿐인 산을 힘겹게 넘고나니 Quetta에 도착했다.

오후4시 도착 예정이었으나 밤 8시에 도착했다.

38시간동안 기차에 있었으나 에어콘칸이라 편안했다.

Muslim 호텔은 빈방이 없어 근처에 조금 더 비싼 숙소를 잡고

저녁을 간단히 때웠다.

밤이라 그런지 시원하다.

내일은 이란돈을 환전해야한다.

이란돈은 이곳에서 환전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이다.



1999. 8. 28.  토  Quetta - Taftan


아침을 간단히 때우고 일본인 가족과 함께 시장으로 환전을 하러갔다.

가게에 들어가서 하는것보다 환율을 높게 부르는 길거리에서

환전을 하려 했으나 아무래도 중간에 술수를 부리는 것 같아

그만두고 가게에서 환전을 했다.

1달러에 10,000리알 정도를 예상했으나 9,100리알 이상은 힘들었다.

Taftan 가는버스를 예약했고 일본인 가족은 하루 더 머문단다.

오후 5시에 떠난다던 버스는 오후7시가 되서야 출발했는데

큰버스에 10명도 안되는 사람을 태우고 곧 사막을 달리기 시작한다.

밤이지만 사막이라 건조하고 더워 입술이 트기 시작한다.

콧물이 나오는 것 같아 닦으니 코피가 나온다.

사방이 깜깜한 사막을 달리는데 예전엔 이구간에서 버스강도가

자주 일어났었다고 하여 좀 겁이난다.

중간에 저녁을 먹기위해 한번 정차 했지만 파키스탄 돈은 10Rs가 전부라

남이 먹는 것을 구경만 해야했다.

건조한 사막을 또 달린다.



1999. 8. 29.  일  Pakistan, Taftan -  Iran, Mirzaveh - Zahedan - Bam


아침 8시쯤 타프탄에 도착했다.

사막위에 썰렁한 마을과 썰렁한 국경이 있다.

남은 파키스탄 돈으로 짜이를 마시고 돈뭉치를 든 환전꾼들을 뒤로하고

이미그레이션이 문을열길 기다렸다.

8시30분이 되자 출국심사를 시작한다.

간단히 끝내고 드디어 이란땅에 발을 디뎠다.

입국심사를 끝내고 짐검사를 하는데 카세트 테입 6개를 모두 들어보고

봉해서 이란에 있는동안 뜯지 말라고 한다.

자헤단까지 가기위해 5인용차를 탔는데 검문소를 4번정도 지나쳤다.

그때마다 여권을 보여줘야 했는데 대충 앞장만 보고 통과..

자헤단 터미널에 내리자 마자 Bam에 가는 표를 끊었다.

시간이 좀 남아 바로 옆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뭐가 있는지 잘 몰라하니

날 끌고 주방으로 데려가더니 음식을 하나 하나 보여준다.

닭고기와 밥으로 이란에서의 첫 식사를 했다.

조금 비싼 듯 하지만 첫 식사라 바가지 쓰는셈 치고 그냥 먹기로 한다.

12시쯤 Bam으로 출발, 가도가도 사막이다.

5시간 반 정도 걸렸는데 덥고 건조하여 죽는줄 알았다.

사막을 하루종일 달렸다.

이란의 도로는 잘 닦여 있지만 주변이 삭막한 사막이라 마음까지 메마르는 것 같다.

Bam에 내려 택시를 타고 숙소로 향했는데 숙소의 방명록에 이곳에 사는

한국사람의 전화번호가 적혀있다.

숙소주인과도 친구라 하여 전화를 걸어주어 통화 할 수 있었다.

저녁 7시쯤 숙소로 온다고 한다.

대우자동차 공장이 근처에 있는데 그곳에서 근무 한다고 한다.

과연 저녁때 김영룡 이라고 하시는 분이 오셨다.

그분집에 같이 가서 미역국에 된장찌개, 김치를 먹으니 너무 좋다.

집은 넓었지만 가족은 서울에 있고 혼자 산다고 한다.

넓은 공단을 한바퀴돌아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한국분을 만나 음식까지 대접 받으니 너무 기분이 좋다.

                                                                         계속 이란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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