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길고양이의 이름은 "조폭이"다.
가오잡으며 걸어오는 폼을 보면 영락없이 조폭이기 때문에 그렇게 이름 붙여줬다.
조폭이는 그리 예쁜 얼굴도 아니고 털도 지저분하지만
애교가 꽤 있어서 얼굴을 내 다리에 비비거나 몸을 밀착시키며 친한척하고
몸을 뒤집어 버둥대곤 한다.
조폭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나랑 가깝게 지냈던건 아니다.
처음엔 여느 길고양이처럼 도망가기 바뻤다.
매일 사료를 주고 눈을 마주치고 깜빡이는 등 그렇게 2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니
조폭이가 차츰 마음의 문을 열고 내게로 다가왔다.
진짜 마음의 문을 연것일까?
글쎄... 신기하게도 길거리에서 나를 마주치면 아는척도 안한다.
나인지 모르는것 같다.
아마 조폭이에겐 (나) 이거나 (그 누구) 이거나가 중요한 게 아닌것 같다.
단지 우리집(익숙한 공간)에 있는 사람은 가까이해도 안심할 수 있다! 하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게스트하우스에 사료를 먹기위해 드나드는 몇몇 고양이들,
새 얼굴이 보이기도 하고 익숙한 고양이가 이제는 볼 수 없게 되기도 한다.
조폭아! 너는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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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뒷마당에서 고양이들의 난투가 있었다.
고양이들의 싸움은 사실 후다닥 끝나 버리지만
싸우기까지의 과정은 길고 길다.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몇십분을 울어대는데
그 울음소리는 물론 귀여운 '야옹' 이 아니라 날카롭고 표독스러운 '이야아아아앙' 이다.
아마 반경 100미터 안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잠에서 깨어났을것이다.
내 방 옆 뒷마당에서 몇십분을 그렇게 울어댄다.
보통의 경우는 그렇게 울어대다가 한마리가 슬며시 자리를 뜨며 상황이 끝나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끝내지 않고 결국 난투 상황까지 갔다.
쿵쾅대며 주변의 물건들이 떨어지고 퀘애액! 하는 비명소리가 들리고 후다닥 하는 소리들이 몇번 들리고 난투상황은 끝났다.

십분 후 현관에 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나 밥을 달라고 한다.
이 지역의 제왕이 된걸까?
의기양양하고 씩씩하게 밥을 먹는다.
사람도 무서워하지 않는 진정한 제왕이 된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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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게스트하우스 앞마당에는 길고양이들이 몇마리 찾아온다.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편안한 쉼터가 뒷마당에 있다.
여러 고양이 중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한마리 있다.
그 고양이 이름은 "루"이다.
미국에서 온 탄야가 고양이를 보더니 "루"라고 바로 이름을 주어주었다.
이름이 마음에 든다.
루는 귀가 없다.
귀는 있지만 쫑긋 세울수 있는 귓바퀴가 없다.
그런데 귀없는 얼굴이 아주 귀여워서 루를 보는 모든 게스트들이 예뻐한다.
루는 사람들을 경계하긴 하지만 다른 길고양이들처럼 완전히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는다. 아마도!
가끔 현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때도 있고 현관 안까지 기웃거릴때도 있다.
루는 한동안 안보이다가 어느샌가 나타나 먹이를 달라는 표정을 하곤한다.
예전에 친했던 고양이는 깡통에 든 간식을 주면 빨리 먹고 싶어 앞발로 낚아채려하곤 했지만
루는 절대 앞발을 내 뻗지 않는다.
손을 얼굴 가까이 가져가도 앞발로 치려하지 않는다.
아주 착하다.
그러나 사료를 다 먹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가끔 앞마당에서 낮잠을 자긴 하지만 어디에서 주로 생활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지난번 읽은 재밌는 소설 "이탈리아 구두"에서  '고양이의 길은 알 수가 없다'는 문구가 나오는데 그야말로 동감한다.
고양이는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되는 친구들인것 같다.
그냥 그 존재를 인정하고 나름 반가워하면 그것으로 자기만족인것이다.
인간은 인간의 삶이 있고 고양이는 고양이의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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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현관문을 열었더니 뭔가가 정원 숲속에서 바스락거린다.
고개를 숙여 보았더니 가끔 얼굴을 익혔던 길고양이가 웅크리고 앉아있다.

그렇게 나와 몇분간 눈을 마주치고 있길래
편의점에 가서 참치를 하나 사다가 현관 앞에 놓았다.

눈치를 보더니 슬금슬금 참치캔 앞으로 다가온다.
그리고는 계속 나를 경계하면서도 참치를 맛있게 먹는다.

깜씨(고양이 이름으로 정했다)는 몸이 검은색이고
발, 그리고 턱과 배 부분이 흰색이다.
수염도 흰색이어서 검은 몸과 대조를 이룬다.

참치를 반 정도 먹더니 그냥 어슬렁대며 어디론가 가버렸다.
배가 고파지면 다시 와서 먹을지 어떨지 모르겠다.
가끔 찾아오거라 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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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치캔을 향해 조심스럽게 발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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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을 다시며 참치캔으로 살금살금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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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눈을 하고는 걸어오는 폼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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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앞에 두고 경계를 늦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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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 맛있게 먹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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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가도 경계의 눈빛을 보낸다.

또 찾아와라 깜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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