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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e Garden House

귀없는 고양이 루

by 함피 2011. 6. 25.





우리 게스트하우스 앞마당에는 길고양이들이 몇마리 찾아온다.
먹이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왕래가 없는 편안한 쉼터가 뒷마당에 있다.
여러 고양이 중 특히 우리가 좋아하는 고양이가 한마리 있다.
그 고양이 이름은 "루"이다.
미국에서 온 탄야가 고양이를 보더니 "루"라고 바로 이름을 주어주었다.
이름이 마음에 든다.
루는 귀가 없다.
귀는 있지만 쫑긋 세울수 있는 귓바퀴가 없다.
그런데 귀없는 얼굴이 아주 귀여워서 루를 보는 모든 게스트들이 예뻐한다.
루는 사람들을 경계하긴 하지만 다른 길고양이들처럼 완전히 사람들을 무서워하진 않는다. 아마도!
가끔 현관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을때도 있고 현관 안까지 기웃거릴때도 있다.
루는 한동안 안보이다가 어느샌가 나타나 먹이를 달라는 표정을 하곤한다.
예전에 친했던 고양이는 깡통에 든 간식을 주면 빨리 먹고 싶어 앞발로 낚아채려하곤 했지만
루는 절대 앞발을 내 뻗지 않는다.
손을 얼굴 가까이 가져가도 앞발로 치려하지 않는다.
아주 착하다.
그러나 사료를 다 먹고는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가끔 앞마당에서 낮잠을 자긴 하지만 어디에서 주로 생활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지난번 읽은 재밌는 소설 "이탈리아 구두"에서  '고양이의 길은 알 수가 없다'는 문구가 나오는데 그야말로 동감한다.
고양이는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되는 친구들인것 같다.
그냥 그 존재를 인정하고 나름 반가워하면 그것으로 자기만족인것이다.
인간은 인간의 삶이 있고 고양이는 고양이의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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