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늦게까지 낮잠을 자다 일어나 문득 원주 집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이 이사한 집에 아직 한번도 다녀오지 못했다.
영동고속도로에 접어들자 휘영청 밝은 달이 둥그렇게 떠 있었다.
음력은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보름달 같다.
안개가 희미하게 끼어있어 달 빛을 알맞게 분산시켜주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자는 분위기가 될 때 즈음 다시 돌아왔다.
돌아 올 때엔 달이 보이지 않았다.
편안한 안식처 같은 고향이 있고 언제든 갈 수 있어 좋다.
서울은 뭔가 삶의 전쟁터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의 전쟁터에서 정신없는 전쟁을 치르고
포근한 고향의 품에 안겨 잠시 안정을 되 찾지만
전쟁터라곤 해도 소소한 일상이 있는 서울로 돌아와 삶을 치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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