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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기

2010년 12월 13일 월요일

by 함피 2010. 12. 13.




냉장고가 비어가고 있어 몇주일동안 먹을 식량을 사러 마트에 다녀왔다.
날씨는 완전히 흐려있었다.
단순히 흐린것이 아니라 지상의 모든것으로부터 색을 빼앗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눈 앞의 모든것들이 흑백으로 보였다.
분명 보이는것들에는 색이라는것이 있긴 하지만 왠지 흑백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흑백영화를 보면서도 어느정도 색을 가늠할 수 있는것 같이.
집에 돌아와 며칠전 권이 주고간 피아노 음악 CD를 틀었다.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분명 소리가 나니까 음악이라고 부르는것인데 조용하다고 느끼는것은 또 무엇일까.
음악은 주변의 흑백에 엷은 수채화를 입히듯 색을 입혔다. 조용하게.
아주 엷어서 눈에 확 띠지는 않지만 분명 색이라고 부를 수 있는것이 조금씩 퍼져나가서 주변을 채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서서히 어둠이 내려와 그 모든것들에게 진정한 흑백을 선사한다.
미미하고 우울한 지상의 흑백보다는 강렬한 흑백으로의 채색이 근사한 선물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어둠의 흑백은 우울도 없고 또 그래서 명랑함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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