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비어가고 있어 몇주일동안 먹을 식량을 사러 마트에 다녀왔다.
날씨는 완전히 흐려있었다.
단순히 흐린것이 아니라 지상의 모든것으로부터 색을 빼앗은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눈 앞의 모든것들이 흑백으로 보였다.
분명 보이는것들에는 색이라는것이 있긴 하지만 왠지 흑백이라는 느낌이 있었다.
마치 흑백영화를 보면서도 어느정도 색을 가늠할 수 있는것 같이.
집에 돌아와 며칠전 권이 주고간 피아노 음악 CD를 틀었다.
몸속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아름다운 음악이다.
분명 소리가 나니까 음악이라고 부르는것인데 조용하다고 느끼는것은 또 무엇일까.
음악은 주변의 흑백에 엷은 수채화를 입히듯 색을 입혔다. 조용하게.
아주 엷어서 눈에 확 띠지는 않지만 분명 색이라고 부를 수 있는것이 조금씩 퍼져나가서 주변을 채색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
서서히 어둠이 내려와 그 모든것들에게 진정한 흑백을 선사한다.
미미하고 우울한 지상의 흑백보다는 강렬한 흑백으로의 채색이 근사한 선물이 될 수도 있을것이다.
어둠의 흑백은 우울도 없고 또 그래서 명랑함도 없다.
그래서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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